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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해 나이 34세. 정 훈(롯데 자이언츠)에게 뒤늦은 봄날이 찾아왔다.
자칫 섣부른 FA 선언은 은퇴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구단이 생각하는 FA는 엄연히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다. 베테랑의 경우 책정된 가치가 낮을 수밖에 없다. 정 훈처럼 오랜 고난 끝에 선수생활 말년에 첫 FA 자격을 얻은 선수가 아쉬움에 '공헌도 보상'을 요구하며 FA를 선언했다가 구단과의 관계가 틀어져 '미아'가 되는 일도 흔했다.
이들 중 올해 35세인 박병호의 연봉은 15억원. 보상선수가 없다지만 22억 5000만원에 달하는 보상금은 어느 팀에게나 부담스런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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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을 이루긴 했지만, 강민호 역시 보상금이 7억5000만원에 달한다. 36세의 나이도 제법 부담스럽다. 다만 포지션 특성상 2~3년 더 뛸 수 있고, 어린 투수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베테랑 포수로서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수비형 포수인 허도환(37) 역시 마찬가지.
4명의 C등급 FA 중 가장 어리고, 타율 2할9푼2리 14홈런 79타점 OPS 0.819의 올해 타격 성적도 강민호(18홈런 OPS 0.839) 다음으로 좋다. 올해 롯데가 마지막까지 5강 경합을 벌인데는 정 훈의 공이 적지 않았다. 박병호나 강민호보다 오히려 정 훈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이유다.
시장 상황도 웃어준다. 올해 FA 신청자는 총 14명. 팀마다 2명씩 영입이 가능하다. 정 훈에겐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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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훈 스스로도 "나한테 이런 날이 올줄 몰랐다"고 할만큼 믿을 수 없는 발전이다. "롯데에 남는게 우선"이라면서도 "적은 나이가 아닌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며 생애 첫 FA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이미 시장에서 여러 팀이 정훈 영입을 위해 뛰고 있는 상황. 롯데 역시 정 훈을 잡는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2021년이 정 훈에게 한층 특별한 해로 기억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