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루 파울라인 바깥쪽에 '타자용' 베이스가 생긴다면 어떨까? 일본프로야구에서 제기된 혁신적인 아이디어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매체들에 따르면 일본프로야구(NPB)는 지난 10월 파울라인 바깥쪽의 '타자용' 1루 도입을 논의했다. 일단 도입은 불발됐지만, 추가 논의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겨뒀다.
1루 베이스는 파울라인을 중심으로 놓여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파울라인 안쪽과 바깥쪽에 1루 베이스를 딱 붙여 하나씩 설치하고, 수비수는 안쪽 베이스, 공격 측은 바깥쪽 베이스를 활용하자는 것. 선수들의 안전을 위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타자와의 충돌은 물론, 타자가 수비수의 발이나 다리를 밟는 사고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이미 소프트볼의 전례가 있어 야구에 도입이 추진된 것.
|
타구의 변수가 늘어난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1루 베이스가 2배로 커지면, 수비 입장에선 1루 쪽 타구의 불규칙 바운드 가능성이 함께 올라간다. 1루 쪽 불규칙 바운드는 필연적으로 추가 진루가 포함된 장타로 이어지기에 더욱 예민한 부분.
또 1루타의 경우에는 좋아보이지만, 2루타 이상의 장타가 나왔을 때 바깥쪽 베이스를 밟아야하는 규정은 오히려 타자의 부상을 부르거나 플레이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심판이 '누의 공과'를 따지기 위해 지켜봐야할 사안도 하나 더 늘어난다.
일본 야구계가 '선수 부상 방지에 좋다'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반려한 것은 '전례가 없다' 등 반대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미국프로야구(MLB)는 앞서 2014년 홈충돌 방지법, 2016년 2루 충돌 방지법을 도입한 바 있다. 올해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1루와 3루의 크기를 기존(15인치, 약 38.1㎝)보다 3인치 늘려(약 45.72㎝) 사용하는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즐거운 스포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수의 안전이 우선돼야한다는 논리다.
KBO 관계자는 "산하 규칙위원회 등을 통해 해외야구의 규정 변경 사례는 다양하게 수집하고 있다. 다만 1루 이중 베이스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규정 변경 여부를 논의한 적은 없다. 여러가지로 검토할 부분이 많은 문제"고 답했다. 선제적 도입도 고려해볼 수는 있지만, 일단은 야구계 전례가 없는 규칙 변경은 조심스럽다는 입장.
한국 역시 도입을 검토할 경우 퓨처스리그에서 1~2시즌 테스트를 거치게 될 전망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