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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후배들한테 한 번 싫은 소리를 한 적이 있었어요."
이에 대해 이성곤은 "한화 선수단에 합류한 뒤 받은 첫 느낌은 젊고 빠르면서 활기가 넘친다는 것이었다. 야구를 즐긴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즐거움 속에 독한 면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이 주어진 기회에 안주하지 않고 독하게 야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집합 배경을 설명했다.
스스로 걸어왔던 길이 밑바탕이었다. 2014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던 대졸신인 이성곤은 스포트라이트와 거리가 멀었다. 언제나 그의 이름 석 자 뒤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버지(이순철 해설위원)의 그늘이 뒤따랐다. 내야수로 출발했으나 1루 송구조차 못하는 '입스'까지 겪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소속팀에 돌아왔으나 여전히 주전 자리는 요원했다. 2018년 삼성으로 이적해 반등을 노렸고, 2020시즌엔 프로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출전 및 150타석 돌파, 1군 첫 홈런의 기쁨도 맛봤지만, 끝내 '백업' 꼬리표는 떼지 못했다. '1군 주전'을 바라보며 시작한 프로 생활은 어느덧 30대에 접어들고 있다.
한화는 리빌딩 첫 시즌을 보내며 '실패할 자유', '신념' 등 성장에 초점을 맞춘 슬로건을 내밀었다. 공격적 주루 플레이와 시프트, 출루 등 실수가 동반될 수 있는 플레이에서 실망하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의도였다. 다시 최하위 멍에를 쓰고 숙제도 확인한 시즌이지만, 성장도 확인할 수 있었던 한해. 내년엔 성장에 그치지 않고 반등 실마리를 잡는 발전에 포커스가 맞춰질 수밖에 없다. 이성곤이 강조한대로 독한 마음과 간절함으로 무장한 야구가 필요한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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