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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구동성이다.
퓨처스 최원호 감독은 "4년 야구하고 프로에 온 투수가 있는데 괜찮다"고 소개한다. 박정진 투수코치도 "아주 괜찮다"고 동의한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 반대로 야구를 못했어요. 끈질기게 설득하고 일주일에 4번씩 중학교에 찾아가서 부탁했죠. 간신히 허락을 맡고 중3 때부터 설악중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또래보다 너무 늦게 시작한 야구. 이 때문에 천안에서 속초까지 원정을 가서 기어이 하고 싶은 야구를 시작했다.
"야구가 너무 좋았어요. 어릴 때부터 야구 밖에 안 봤고, 노는 것도 야구밖에 안 했어요. 아버지께서 야구선수를 하셨는데 고교 때 다치셔서 그만두셨거든요. 그래서 가족들이 다 반대를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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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전업이 불과 2년 뿐이었던 셈. 하지만 번득이는 천재성으로 3학년 부터는 설악고 에이스로 떠올랐다. 12경기 5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56에 61개의 탈삼진. 이례적일 만큼 짧은 시간 내 이룬 성과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고교 때 기록한 최고 구속은 시속 143㎞. 커브와 슬라이더,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은 쉽게 쉽게 던진다. 영리한데다 류현진의 신인 시절을 연상케 하는 배짱 두둑한 느긋한 성격으로 마운드 위 수 싸움에도 능하다. 가장 기억나는 경기로 꼽는 주말리그 원주고전에서 그는 6⅔이닝 동안 노히트노런 경기를 펼쳤다. 7회 2사 후 안타 1개를 허용했다. 7이닝 1안타 무실점.
프로에서 체계적 훈련을 소화할 경우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1m85,90kg의 당당한 체구도 기대감을 높인다.
"제 장점이요? 변화구 직구 비율을 잘 맞춰가는 거 같고, 상대방과 승부할 때 뭘 던지면 치고, 뭘 던지면 못칠 지를 파악해 비교적 쉽게 쉽게 승부하는 것 같아요. "
실제 그는 유연하고 간결한 투구폼으로 쉽게 공을 뿌린다. 손목을 잘 쓰고 공을 채는 감각이 뛰어나 회전수와 제구가 좋다. 찍히는 구속보다 체감 구속이 빠르게 느껴지는 이유. 이닝당 탈삼진이 1이 넘는 비결이기도 하다. 체구가 큰 정우람을 연상시키는 투구폼.
"제구는요. 자신감만 있으면 괜찮아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할 때 공이 더 잘 들어가더라고요."
어린 선수의 남다른 대담성과 멘탈을 엿볼 수 있는 대목. 프로 입문 후 첫 인터뷰인데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여유있게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충청도 출신인 그는 류현진 정우람 등 한화 출신 대투수들이 롤모델이다. 실제 두 투수 처럼 폭풍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한 숨은 보물이다.
"1군에 빨리 올라가는 게 첫째 목표고요. 기회가 되면 1군에서 쭉 자리를 잡고 싶어요. 그 이후에는 적어도 15년 이상 야구를 하고 싶어요. 은퇴해서도 좋아하는 야구 쪽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