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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 떠나자 '37번' 잡은 예비역 1차지명…"몰랐는데, 한 끗 차에 달라졌으면" [SC 인터뷰]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2-09 22:47 | 최종수정 2022-02-10 03:59


김대한.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정말 몰랐어요."

김대한(22·두산 베어스)은 9일 군 복무를 마치고 '예비역'이 됐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두산의 선택을 받은 김대한은 고교 시절 투수로는 시속 150㎞의 강속구를 던졌고, 타자로는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투·타 모두 매력적이었던 김대한은 프로에서 타자로 나섰다. 그러나 좀처럼 안타가 나오지 않는 등 풀리지 않았고 2020년 8월 10일 현역으로 입대했다.

코로나19로 많은 휴가를 나오지 못하면서 김대한은 전역을 앞두고야 긴 휴가를 나왔다. 마침내 지난 9일 전역의 날이 밝았다.

잠실을 오가면서 훈련한 김대한은 "군대에 있을 때에는 길다고 느껴졌는데, 돌아보니 짧은 거 같다"고 전역 소감을 전했다.

군대에서도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다. 그는 "일과 후에 웨이트도 하고 캐치볼을 하곤 했다. 마침 보디빌더 출신이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입대 전 38번을 달던 김대한은 새로운 번호로 37번을 선택했다. 37번은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박건우의 등번호였다.


같은 외야수 자리. 김대한은 "37번이 박건우 선배님 번호인 걸 뒤늦게 깨닫게 됐다"라며 "(박)건우 선배님을 생각해서 잡았다는 시선이 있었는데 오해"라고 이야기했다.

비록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37번이 가진 무게감은 남달랐다. 박건우는 타율 3할-두 자릿수 홈런이 보장된 공격력에 안정적인 수비를 지닌 리그 정상급 외야수다.

김대한은 "확실히 무게감이 다른 거 같다"라며 "38번에서 37번으로 살짝 달라졌지만, 이 한 끗 차이로 인생이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태형 감독은 외야수에 김인태와 강진성을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한으로서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 펼쳐졌다.

김대한은 "아직 나는 보여드린 게 없다. 천천히 잘 준비하려고 한다. 준비가 돼 있어야 뭐든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군대에 갈 때는 도망간다는 생각도 있었다. 급한 마음이 있었다. 군대에서 생각도 많이 해보고 돌아보고 하니 예전보다는 차분하게 할 수 있을 거 같다"라며 "이제 도망갈 곳도 없고 야구에 모든 것을 걸도록 하겠다. 쉴 틈 없이 끝까지 해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새 시즌 목표는 단계별로 잡았다. 김대한은 "아무래도 오랜 시간 야구를 못했던 만큼, 전반기에는 차근 차근 몸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후반기에는 백업이라도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한이 군 복무를 한 사이 1차지명 선배들은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이영하(2016년) 최원준(2017년) 곽 빈(2018년)은 올해 두산의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1차지명 선배들의 활약에 부담도, 욕심도 생길 법도 했지만 김대한은 현실에 집중했다. 그는 "지명 순위는 단순히 순번인 거 같다. 지명 순위를 생각하게 되면 자만할 수도 있을 거 같다.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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