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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 캡틴의 최근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주장'은 단순한 타이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선수단을 대표해 코치진에 의견을 전달하고, 반대로 감독, 코치진의 의중을 파악해 선수들의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 선후배를 폭 넓게 아우르면서 '원팀'을 만들어야 한다. 가욋일이 많아지다 보니 루틴에 맞춰 개인을 돌볼 시간은 줄어든다. 팀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침과 동시에 선수들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에게 '주장'이라는 영광스런 타이틀이 주어지지만, 그 무게감을 이겨내기 위해선 수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KIA 선수단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전체 투표를 통해 내야수 김선빈을 주장으로 추대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로 팀 문화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세세한 특징까지 꿰고 있는 선수. 특히 김종국 감독의 현역 시절 룸메이트라는 점도 플러스 요소가 될 만하다. 지난해 9위의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달려가는 팀에서 '주장' 역할 뿐만 아니라 개인까지 돌봐야 하는 김선빈에겐 적잖이 부담이 될 만한 상황.
김종국 감독은 주장 김선빈에 큰 기대를 거는 눈치. 그는 "주장이 되면 책임감이 무거워지고, 야구 외적으로 바쁘고 힘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김선빈은 잘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선빈은 "신인 시절 감독님과 룸메이트였는데 진짜 무서웠다(웃음). 포스, 아우라가 굉장했다"며 "감독님은 야구장에서 대충하는 모습을 가장 싫어하신다. 감독님 성격을 잘 아는 만큼, 어린 선수들에게 잘 알려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하는 하위 라운더(2차 6라운드)로 프로 무대를 밟은 김선빈은 숱한 어려움을 피나는 노력으로 극복해왔다. 그동안 이어져 온 'KIA 주장 잔혹사'가 올해 그의 손에 깨질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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