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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순위? 프로에선 다를 걸요" 푸른 피의 부산사나이, 20세 야망남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5-08 08:51 | 최종수정 2022-05-08 09:00


삼성 김현준. 김영록 기자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제가 욕심이 많아요. 중학교 때부터 중견수 봤습니다. 타구 판단은 자신 있습니다."

박해민은 FA로 떠났고, 구자욱은 부상으로 빠졌다. 공백이 된 외야 한자리의 주인공은 뜻밖에도 프로 2년차 김현준(20)이다.

피렐라 못지않게 저돌적인 주루플레이가 돋보인다. 중견수에 걸맞게 타구 판단 능력이 탁월하고, 펜스 플레이과 송구도 좋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김지찬 황동재 등과 함께 '삼성의 미래가 될 선수'라고 자신했다. "근력 면에서 아직 미완성"이라면서도 "스윙 궤도가 아주 좋아서 공을 때리는 면적이 다른 선수들보다 넓다. 타구 처리하는 걸 보면 야구 센스는 타고났다고 봐도 좋다"는 찬사도 더했다.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9번(83순위)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드래프트를 지켜보다 이름이 불리는 순간 울컥하고 눈물을 쏟는 모습도 포착됐다. 어린 나이에 걸맞게 야망이 활활 타오르는 남자다.

"그때는 좀 창피했는데, 지금은 '정말 간절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욕심이 되게 많아요. 아무래도 상위 라운드 동기들보다 주목도 덜 받잖아요. 퓨처스에서 정말 이를 갈고 악착같이 했습니다."


202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삼성 김현준이 2루타를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5.06/
김현준은 센텀중-개성고를 졸업한 '부산 사나이'다. 2만 2990석이 매진된 사직구장은 홈그라운드와 같다. 그는 "솔직히 마음이 편했어요. 익숙한 분위기잖아요. 어릴 때 이대호 전준우 손아섭 선배님의 팬이었죠"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삼성 중원을 책임졌던 박해민처럼 놀라운 준족은 아니다. 대신 뛰어난 타구판단 능력으로 김헌곤 대신 중견수로 낙점받았다. 지난해 1군에 올라왔을 때 박해민의 노하우를 사소한 부분까지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그는 허 감독의 칭찬에 대해 "타구 판단은 타고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자신있습니다. 그걸 살려서 안정적인 캐치를 잘하는게 제 장점이 아닐까요"라며 자신감을 뽐냈다.


타격에서도 망설임없는 풀스윙이 돋보였다. '너무 생각 많이 하지 말고 자신있게 네 스윙을 하라'는 코치진의 조언이 제대로 먹혔다. 6일 롯데전 5회, 전준우의 타구 실수도 김현준의 타구가 워낙 낮고 강하게 날아갔기 때문이다. 그 빈틈을 제대로 찌르는 2루 질주도 인상적이었다.


202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삼성 김현준이 2루타를 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5.06/
외인 호세 피렐라와 붙어다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그는 "야구보다는 기분이나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해요. 배울게 정말 많은 선수잖아요"라며 "다들 잘했다 해주시니 멘털에 도움이 됩니다. 항상 자신감 있게 뛰려고 노력중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낮은 순위로 입단했지만, 프로인 이상 같은 출발선에 선 경쟁자일 뿐이다. 무엇보다 시즌 끝날 때까지 1군에서 오래 뛰는 것, 그리고 팀의 승리가 최우선이다.

"항상 그라운드 안에서 열정과 투지를 보여주는 선수, 그리고 야구 잘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피렐라 같은 선수가 되겠습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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