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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S→4연패' 아른거리는 한 남자…그러나 불운 탓할 순 없다?

최종수정 2022-06-15 09:43

◇스포츠조선DB

[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27).

14경기 90이닝 평균자책점이 2.6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1.09다. 22개의 볼넷을 내주는 동안 삼진은 84개를 따냈다. 14번의 등판 중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 투구만 10번을 했다.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반즈가 초반 10경기서 6승을 거둬들일 때만 해도 거인군단은 장밋빛 꿈을 꿨다. 내로라 하는 선배들을 넘어 역대 최고의 외인 에이스가 될 것으로 여겼다. 지금까지 기록만 봐도 반즈의 투구는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하다.

하지만 최근 반즈의 표정에서 미소를 찾긴 어렵다. 5월 24일 SSG 랜더스전(8⅓이닝 8안타 1홈런 1사구 1탈삼진 3실점)이 불운의 시작이었다. 이 경기서 패전 투수가 될 때만 해도 불운을 탓할 수밖에 없었던 반즈였다. 하지만 이후 3경기에서도 QS 투구를 하고도 모두 패전 투수가 됐다.

이런 반즈의 모습은 한 투수를 떠올리게 한다. 반즈에 앞서 롯데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했던 브룩스 레일리(34·현 탬파베이 레이스)다.


2022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8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선발 반즈가 5회초 2사 만루에서 구자욱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6.08/
2015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레일리는 2019년까지 5시즌간 KBO리그에서 152경기에서 48승53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했다. 계약 마지막해였던 2019시즌엔 30경기서 단 5승(14패)에 그쳤다. 30경기 중 절반이 넘는 19경기서 QS 투구를 펼치는 동안, 득점 지원은 2.73에 불과했다. 팀 1선발로 상대 에이스 맞대결이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이닝 이터 역할에 충실했다. 하지만 레일리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활화산 같던 타선이 쥐죽은 듯 침묵했고, 불펜에선 불을 지르기 일쑤였다. '불운의 사나이'라는 별명이 따랐다.

반즈는 경기당 3.00의 득점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 박세웅(3.42)에 이은 2위 기록. 레일리와 비교해도 많은 수치다. 타선 지원이 넉넉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마냥 떨어지지도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4연패 기간 반즈는 QS 투구를 펼쳤으나 모두 실점하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약속이라도 한듯 QS 경계선인 3점씩을 내줬다.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삼진에 비해 4사구 숫자가 적지만, 매 경기 꾸준히 나오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시즌 개막 두 달이 지나면서 반즈의 공이 타자들의 눈에 어느 정도 익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QS 과정에서 얻은 연패를 단순한 불운 탓으로 돌리긴 어렵다고 할 만하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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