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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두산 투수 박신지(23)는 친구 곽 빈과 함께 두산 선발진을 이끌어갈 기대주.
그래서일까. 아직은 칭찬보다 쓴 약 같은 조언이 쏟아진다.
박신지는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시즌 7차전에 시즌 세번째 선발 등판 기회를 가졌다. 데뷔 후 2승 모두를 거둔 좋은 기억의 상대 팀.
이를 위해 은퇴 후 KBSN 방송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유희관 선배가 조언을 던졌다.
빠른 공이란 무기가 없었지만 다양한 구종과 제구력, 두뇌 싸움으로 통산 101승을 거두며 공이 느린 꿈나무들의 이정표가 됐던 대선배. 단조로운 볼 배합을 지적했다.
4회까지 박신지는 단순한 볼 배합을 했다. 오른손 타자에게는 직구-슬라이더를, 왼손 타자에게는 직구-체인지업만 던졌다. 둘 중 하나의 확률. 사실상 투 피치였다.
유 위원은 "타자가 예측할 수 없는 공을 던져야 한다. 오른손 타자가 나오면 바깥쪽 직구 아니면 슬라이더를 던진다. 타순이 한 바퀴 돌면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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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까지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출루시키며 힘들게 이닝을 이어오던 박신지는 마치 선배의 말을 들은 듯 5회부터 패턴을 바꿨다. 4회까지 하나도 안 던지던 느린 커브를 섞어 던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삼자범퇴가 만들어졌다.
유희관 선배의 지적이 실제 경기 중 퍼포먼스로 나타난 셈.
5이닝 84구 5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법과 볼 배합 다양성의 중요성 등을 깨달음을 얻은 소득 있는 경기였다.
지난 2018년 1차지명 곽 빈에 이어 2차 1라운드 10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기대주. 일찌감치 상무에 입단해 군 복무까지 마친 예비역. 장밋빛 미래가 열려 있다.
곽 빈과 함께 두산의 10년 미래를 책임질 선발 요원. 타자와의 절묘한 수싸움으로 프로야구 40년 역사에 단 32명만 밟은 100승 고지를 점령한 선배의 진심어린 조언이 향후 폭풍성장에 있어 터닝포인트가 될 지도 모르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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