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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그대로인데, 더 이상 자신의 자리가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나지완이 정들었던 KIA 타이거즈와 작별을 고했다.
나지완이 1일 오후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를 방문해 장정석 단장과 김종국 감독을 만나 은퇴 의사를 전달한 후 KIA 더그아웃을 방문했다. 미처 인사를 나누지 못한 코치진을 보기 위해서다.
유니폼이 아닌 흰색 라운드 티셔츠 차림의 나지완이 더그아웃에 서 있는 모습이 참 낯설었다.
애써 웃으며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나지완의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나지완을 발견한 진갑용 수석코치가 먼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담담하게 웃는 나지완의 모습을 보며 진 코치는 엄지를 들어 보이며 격려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코치들을 향해 나지완은 밝은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며 허리를 숙였다.
짧은 인사를 마치고 돌아나가던 나지완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채 몇 번이나 몸을 돌려 챔피언스필드와 선수단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더그아웃 반대편 끝에서 나지완의 모습을 지켜본 김종국 감독이 팔에 얼굴을 묻고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김 감독은 나지완의 은퇴 발표 후 "아까 나지완을 만났다. 퓨처스리그에 있는 동안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은퇴한다고 하니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줬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어 미안하고 착잡하다"며 아쉬워했다. 또 "은퇴 결정을 하고 나니까 마음이 편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나지완과 룸메이트도 같이 하며 15년을 보낸 사이다. 김 감독은 나지완에 대해 "덩치가 크지만 센스 있고 눈치도 빠르고 스마트한 선수였다"고 기억했다.
은퇴 발표 후 나지완은 "팀의 미래와 무럭무럭 성장하는 후배들을 위해 현역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심했다. 15년 동안 팬 여러분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팀 고참으로서 역할을 해야 할 때 부상과 부진으로 팬들의 응원과 사랑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최고의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마음속 깊이 새기며 살겠다"고 전했다.
2008년 2차 1라운드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나지완은 KBO 통산 15시즌 1472경기에 출전해 1265안타(221홈런) 862타점 668득점 OPS 0.857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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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할 것 같았던 환호를 추억으로 남긴 채 나지완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