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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잘 할 때 됐다" 두산 미완의 타자, 마침내 눈 뜨나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09-19 23:05 | 최종수정 2022-09-20 11:25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 경기. 8회초 무사 강승호가 솔로포를 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9.17/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제 잘 할 때 됐죠."

두산 베어스 내야수 강승호는 2013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1라운드(전체 3순위) 지명을 받았던 타자다. 이후 LG와 SK 와이번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두산으로. 팀을 두 차례 옮기면서도 그에 대한 평가는 늘 '타격에서 펀치력은 있지만 평균치가 낮고, 아직 기량을 만개하지 못했다'였다. 신인 시절인 LG에서는 수비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SK에서는 본격적인 주전으로 성장하려던 시기에 음주 사고가 터지면서 사실상 2년 가까이 야구를 쉬게 됐다.

두산에 입단한 이후에는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 내야 세대 교체를 시도하는 팀 사정상, 강승호의 출전 비중이 높아졌다. 하지만 타격 성적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113경기를 뛰면서 타율은 2할3푼9리-7홈런-37타점에 그쳤다. 내야 수비는 초창기에 비해 훨씬 안정됐지만, 강승호에게 기대를 걸었던 '타격 툴'은 폭발하지 못했다. 일단 장타율은 밀어두고라도 출루율과 타율이 낮았다.

올해도 부진하게 시즌을 출발했지만, 8월 이후 타격 성적이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다. 8월 한달간 타율 3할9리(55타수 17안타) 3홈런 9타점을 기록했던 강승호는 9월 들어 더욱 성적을 끌어올렸다. 지난 7일 NC 다이노스전부터 18일 SSG 랜더스전까지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고, 클러치 상황에서 높은 컨택 성공율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1-11 동점이던 9회초 2사 1,2루에서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강승호는 이튿날인 17일 인천 SSG전에서도 0-0의 침묵을 깨는 8회초 솔로 홈런을 필승조 노경은으로부터 때려냈다. 2경기 연속 결승타의 주인공이 바로 강승호였다.

김태형 감독은 강승호의 활약상에 웃으며 "이제 잘 할 때 됐다"면서 "성향이 공격적이라기 보다는 타석에서 덤비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볼 배합이나 타이밍을 생각하면서 승부하는 게 보인다"고 칭찬했다.

이제 프로 10주년을 맞는 강승호에게는 내년이 승부처다. 두산의 내야 경쟁 역시 내년에는 더욱 더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강승호가 자신의 어필 포인트인 타격을 살려야 팀내 입지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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