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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남' 먼저 챙기는 대인배 외인 선발들, '보답' 받는 자가 먼저 웃는다[PO1차전]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10-23 12:40 | 최종수정 2022-10-23 12:41


13일 서울 잠실구장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 LG가 5대0으로 승리했다. 15승을 거둔 켈리를 박해민이 축하해주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9.1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6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LG 케이시 켈리.

4시즌 꾸준한 활약으로 58승을 거둔 효자 외인인 그는 인간성도 좋다. 승리하는 날, 어김 없이 "동료들 호수비 덕분에 승리한 경기"라고 자신의 뒤에서 고생한 야수들에게 공을 돌린다.

막연한 칭찬도 아니다. 내야반장 오지환 등 구체적 수비 장면을 언급하며 얼마나 큰 도움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듣는 야수 입장에서 쑥스럽지만 고마울 수 밖에 없다. '다음 등판 때도 더 집중해야지'하는 마음이 절로 들게 하는 현명한 처신.

인간성 좋기로는 키움 타일러 애플러도 켈리 못지 않다.

캠프 때부터 동료 이름과 포지션을 외우며 새로운 환경, 새로운 팀에 빠르게 녹아든 외인. 동료 야수들 실수에 오히려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통 큰 대인배다.

지난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 출전한 3년 차 어린 유격수 신준우가 3회까지 실책 3개를 범하며 '멘붕'에 빠졌다. 3회에는 실책을 2개나 몰아서 했다.

'피해 당사자' 애플러의 태도는 놀라웠다. 첫 실책 때 신경 쓰지 말라는 제스처를 보낸 애플러는 3개의 실책으로 기어이 실점을 하게 한 신준우의 어깨를 덕아웃에 들어온 뒤 감쌌다. 진심을 다해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2022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키움과 KT의 경기가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1회말 1사 1루 키움 유격수 신준우가 KT 알포드의 타구를 놓친 후 애플러에게 미안함을 전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0.19/
팀 동료와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대인배 외인들. 야수들의 큰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왔다.


24일 잠실야구장에서 개막하는 LG와 키움 간 플레이오프 1차전에 각각 선발 투수로 출격한다.

기선 제압이 필요한 1차전. 팽팽한 긴장감 속 미세한 플레이 하나에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가장 넓은 외야를 자랑하는 잠실구장의 특성상 내야는 물론 외야수들의 집중력 있는 플레이도 중요하다.

호수비도 좋지만, 안정감이 더 중요하다. 실수를 줄이는 팀이 웃을 확률이 높다.

그만큼 야수 집중력이 승패를 가를 확률이 높다.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혈투를 펼치고 올라온 키움 보다, 12일을 푹 쉬며 체력을 충전한 LG 선수들이 유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단기전은 또 분위기 싸움이다. 작은 플레이 하나가 어떤 쓰나미를 몰고 올지 아무도 모른다.

평소 야수들에게 점수를 쌓아온 두 투수. KBO 입성 후 가장 높은 무대, 가장 중요한 등판에서 과연 어떤 보상을 받을까. 1차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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