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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4일 잠실구장.
현재 일본 프로야구(NPB)는 야쿠르트 스왈로스-오릭스 버펄로스 간의 일본시리즈 일정이 진행 중이다. 이럼에도 구리야마 감독이 한국 출장을 택한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한국시리즈가 펼쳐지는 11월 초엔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니혼햄 파이터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각각 맞붙고, 9~10일엔 호주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BO 올스타가 나설 11월 12, 14~15일 MLB월드투어 경기는 시즌 뒤 펼쳐지는 이벤트성 승부라는 점에서 제 실력을 파악하기 어렵다. PO에서 맞붙는 키움과 LG는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 대표팀에 참가할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팀이라는 점,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양팀 구성원 모두 최상의 집중력으로 임하는 승부라는 점에서 구리야마 감독에겐 좋은 전력 탐색 기회라 할 수 있다.
이나바 전 감독은 2019년 프리미어12 두 달여 전 한국을 찾아 KBO리그 경기를 시찰했다. 당시 대표팀 주축이 다수 포함된 키움, 삼성, SK(현 SSG)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선수들의 활약상을 체크하는데 중점을 뒀다. 일본은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 이어 결승전에서도 한국을 모두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도쿄올림픽에서도 한국과 준결승에서 만나 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리야마 감독도 이나바 전 감독처럼 한국 야구를 대부분 파악한 눈치다. 구리야마 감독은 경기 중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 대표팀에 앞서) 10년 동안 니혼햄을 이끌면서 다른 나라의 야구를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한국 야구는 저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승부처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현장에서 보고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정후 김현수 등 여러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는 지 보고 싶었다. 지난 여름엔 미국으로 건너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며 "누구라고 밝힐 순 없지만 (대표팀 합류가 유력한) 한국 선수들의 이름은 다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켜본 한국 야구에 대해선 "짧은 이닝을 잘 던지는 투수가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부분에서 무서움을 느낀다. 그런 투수들을 어떻게 상대할지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대표팀 합류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안우진(키움)을 두고도 "좋은 투수가 마운드에 서지 않는다는 것은 상대국 감독 입장에선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좋은 일이지만, 살다보면 여러 사정이 있기 마련이다. 젊은 선수가 세계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길 응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의 WBC 대표팀 사령탑은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내정됐다. 만년꼴찌로 여겨지던 KT 지휘봉을 잡은 이듬해부터 3년 연속 가을야구를 펼쳤고, 지난해엔 통합우승까지 일구며 국내 최고의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하지만 이강철호는 아직 첫 발을 떼지 못한 상태. 기술위원회가 전력 분석 작업 등을 펼치고 있는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만나는 일본은 이미 사령탑 차원에서도 전력파악을 마친 모습이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