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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캡'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대비'의 차이,'양의지 쟁탈전' 명암 가른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11-15 01:44 | 최종수정 2022-11-15 20:18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우승한 SSG 김광현이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11.8/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년 전 NC 다이노스와 6년 최대 100억원에 FA 계약을 한 박건우는 연봉 총액 54억원 중 19억원을 첫해 받았다. 6년 연평균 9억원 보다 두배 이상 높은 금액이었다. NC와 4년 최대 64억원에 FA 계약을 한 손아섭 역시 연봉 총액 30억원 중 절반인 15억원을 첫해인 올시즌에 수령했다. 연 평균 7억5000만원의 두배 이상 넘는 금액이다.

역대 최고 4년 최대 151억원에 SSG 랜더스로 돌아온 김광현도 마찬가지였다.

연봉 총액 131억원의 60%가 넘는 무려 81억원을 첫해 받으며 압도적 최고 연봉자가 됐다. 연 평균 32억7500만원을 크게 뛰어넘는 금액.

기형적 선지급 구조. 모두 2023년부터 시행을 앞둔 샐러리캡에 대비한 조정 과정이었다.

돈 일찍 받아 싫을 것 없는 선수나, 분산배치로 숨통이 틔인 구단 모두 윈-윈이 됐다.


KBO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되는 샐러리캡(선수 지급 금액 상한액)을 14일 전격 발표했다. 114억 2638만원이다. 전력 평준화를 위한 조치.

당장 구단별 연봉 상위 40인 총액이 샐러리캡을 넘는 팀들은 긴장하고 있다. FA 시장 경쟁을 앞둔 팀들은 자칫 운신의 폭이 제한될 수 있다.

샐러리캡 초과시 제재가 있다.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가 재재금이다. 2,3회 연속 초과 시 각각 초과분의 100%, 150%에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돈도 돈이지만 지명권 하락은 치명적이다. 2회 연속 초과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올시즌 가장 많은 몸값 지출을 한 구단은 SSG이다. 248억7512만원으로 가장 적게 쓴 키움(49억9422만원) 한화(50억9546만원)에 비해 5배 가까이 많이 지출했다.

삼성(127억6395만원) NC(124억8634만원) KIA(115억6339만원)도 샐러리캡 기준을 넘겼다. 두산(107억7800만원) LG(105억3200만원)도 100억이 넘었다.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2022 KBO리그 개막전 경기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경기 전 NC 박건우와 손아섭이 선수단 도열을 하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02/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다년계약을 한 고액연봉자의 연봉을 샐러리캡 전년도에 얼마나 많이 분산배치 했느냐에 따라 2023년 총액은 확 줄어들 수 있다.

실제 SSG는 2021년 112억5489만원에서 올시즌 두배가 넘는 248억7512만원으로 확 늘었다. 김광현 뿐 아니라 비FA다년계약을 한 한유섬 박종훈 문승원에게도 첫해 연봉을 몰아주며 샐러리캡 시행에 대비했다.

NC 역시 치밀한 계산 하에 몸값을 분산 배치 하며 양의지를 필두로 박민우 노직혁 등 무려 8명의 내부 FA가 쏟아지는 올 겨울 시장에 대비했다.


7일 창원NC파크에서 KBO리그 NC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LG 김현수의 파울타구에 맞은 NC 양의지 포수가 교체되고 있다. 창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0.7/
올시즌 몸값 총액이 아닌 내년 봄에 발표될 2023년 몸값 총액이 중요해졌다.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그림이 될 수 있다.

미리 대비를 한 팀과 대비에 소홀했던 팀 간 명암이 크게 갈릴 수 있다. 특히 FA 최대어 양의지에게 거액을 베팅해야 하는 팀들로선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상황.

한꺼풀 벗겨봐야 하는 각 구단의 샐러리캡 여유분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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