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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다이노스 구단 최초 비FA 다년계약을 통해 엔구행(엔씨는 구창모 덕분에 행복해)을 이어가게 된 구창모(25).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요. 구단에서 너무 좋은 제시를 해주셔서 오래 고민을 안하고 사인을 했습니다. 너무 감사한 일이죠."
이번 계약은 구창모 만의 '특별한 가치'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전까지 이전까지 해외 유턴이 아닌 KBO리그에서 뛰던 비 FA 역대최고액은 삼성 구자욱의 5년 최대 120억원이었다. 투수 중에는 롯데 박세웅의 5년 9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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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가 FA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2년 이상 남아 있다. 통상 FA 자격을 1년 남긴 선수가 비 FA 다년계약이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게다가 구창모는 병역 미필자다.
NC의 미래 구상에서 구창모의 존재가 얼마나 크게 자리잡고 있는지, 구창모를 잡기 위해 얼마나 다각도로 공을 들였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계약 내용. 여러가지 '최초' 수식어가 달렸다.
"최초가 많다고 들었어요. NC의 첫 비 FA 다년계약이고, 최연소 다년계약에, FA 2년 이상 남은 선수 처음이라고요. 그런 상징성 있는 계약이라 감개무량합니다. 아프지 말고 야구를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이번 장기계약으로 구창모는 지난달 말 FA 장기계약(5+3년 최대 140억원)을 한 절친 선배 박민우와 함께 NC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택했다.
"신인 때 부터 챙겨줬던 형이 이번에 FA 장기계약을 했잖아요.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같이 하면 좋겠다. 민우 형처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좋은 계약을 제시해주셨어요. 민우 형이 축하전화를 하셔서 '우리 둘이 책임감을 가지고 NC 투-타의 기둥이 돼보자, 둘이 함께 영구결번 가보자'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실제 구창모와 박민우는 최근 수년간 꾸준히 빠져나간 고참급 선수들의 빈 자리를 메워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들. 구단의 파격적 장기계약에는 이런 바람이 녹아있다.
"저도 이제 후배들과 선배들 중간 쯤 됐는데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대표님과 단장님께서 '밑에 선수들 함께 잘 할 수 있는 시너지를 내도록 도와달라는 당부를 하시더라고요. 진짜 이제는 어린 선수가 아닌 팀의 중심 잡아야 할 선수가 됐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요. 제가 평소 많이 물어보는 (이)재학이 형을 보고 배운 걸 후배들에게도 알려주고, 같이 야구를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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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자격 획득 후 타 팀 이적이나 해외진출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타 팀 이적에 대한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 없어요. 다만, 해외 진출은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워낙 미국이나 일본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많지 않고, NC에서 아직 하고 싶은, 해야 할 일도 많았기에 큰 고민은 없었습니다."
NC 측은 "핵심 선발 자원에 대한 선제적인 확보, 선수에 대한 동기부여, 선발 투수진의 안정화 및 중장기적인 선수단 전력 구성 계획 실행을 목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FA 자격 획득까지 두 시즌 이상 남아 있는 선수의 장기계약은 KBO리그 첫 사례로, 장기간의 동행을 희망 하는 구단과 선수의 생각이 일치해 장기계약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