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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타니 쇼헤이는 2017년 12월 포스팅 절차를 밟을 때 6개의 질문이 담긴 설문지를 구단들에 돌렸다. MLB.com에 따르면 당시 오타니가 고른 후보 구단은 LA 에인절스,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 7곳이었다.
FA가 되면 '우승을 위한 노력을 얼마나 기울이고 있는가'가 주된 질문이 될 것이다.
오타니는 지난해 11월 발행된 일본 스포츠매거진 '넘버'와 인터뷰에서 "연봉이 높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팀은 제한돼 있다. 고연봉을 원하는 선수는 사치세를 걱정하지 않는 팀으로 가게 돼 있다"고 밝혔다. 올해 말 자신에게 오퍼할 구단으로 부자 구단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이다.
지난해 12월 LA 타임스는 '오타니는 최근 수년 동안 투수와 타자 중 하나를 포기하라는 압력을 받았음에도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누구도 하지 않은 걸 하려는 스타일이다. 고교 시절 은사인 사사키 히로시 코치는 오타니가 일본 선수들과 인연이 없는 팀을 고를 것이라고 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다시 말해 일본인 선수가 뛴 적이 없는 팀을 선호한다는 독특한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포브스는 2일(한국시각) '2023년 가능성이 높은 예측'이라는 제목의 코너에서 오타니가 뉴욕 메츠와 계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놔 눈길을 끈다. 위에서 언급한 기준에 따르면 메츠는 돈이 많고 우승 가능성이 높으니 오타니의 행선지로 유력해 보인다. 그러나 일본인 선수와의 인연은 매우 깊은 구단 중 하나다. 당장 이번 겨울 일본인 투수 센가 고다이를 영입했다.
포브스는 '올해 3000만달러 계약이 만료되면 오타니는 생애 두 번째 MVP와 첫 사이영상을 받고,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5억달러 계약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그는 여전히 28세에 불과하고 오는 7월 트레이드 후 연장계약을 하지 않는 한 FA가 된다. 지난달 9명의 FA와 계약한 스티브 코헨 메츠 구단주는 오타니에게 강력한 베팅을 할 것이 확실시되지만, 양키스, 다저스, 레인저스, 레드삭스와 경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츠를 포함해 포브스가 거론한 5팀 모두 한때 일본인 선수들이 주축 전력이었던 역사를 가진 구단들이다. 양키스는 마쓰이 히데키와 다나카 마사히로, 다저스는 노모 히데오, 레인저스는 다르빗슈 유, 보스턴 레드삭스는 우에하라 고지가 각각 팀의 얼굴이었다. 보스턴은 올해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가 입단했다. 결국 일본인 선수와 인연 여부는 사실상 폐기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 된다.
메츠의 경우 에인절스 시절 그를 스카우트한 빌리 에플러 단장과의 친분이 유력 요인이다. 다저스는 오타니를 위해 이번 겨울 지갑을 굳게 닫고 자금을 비축했다. 양키스는 영원한 우승 후보이며, 레인저스는 최근 2년간 우승 전력을 만들기 위해 8억달러가 넘는 돈을 썼다. 어느 구단이든 오타니가 굳이 외면할 이유가 특별히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