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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태극마크를 짊어지는 일, 쉽게 누릴 수 없는 영예다.
WBC는 시즌 개막인 4월보다 한 달 이른 3월 초 펼쳐진다. 3월 초는 투수 대부분이 체력 훈련을 마치고 투구 수를 끌어 올리는 시기. 스프링캠프 막바지 연습 경기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50~60%의 힘으로 정해진 투구 수를 소화한다. 곧 이어질 시범경기에서 단계별 투구를 거쳐 4월 정규시즌 개막에 맞춘 투구 수를 완성한다. WBC 출전으로 이런 투구 컨디션 조정은 예년보다 빨라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부상에 대한 위험이 커지는 게 사실이다. WBC를 마친 뒤 각국 투수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런 달라진 투구 패턴의 영향 탓이란 지적이 이어져 왔다.
처음으로 WBC에 나서는 이의리의 몸 관리는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예년과 다른 패턴의 준비와 투구 과정을 거치면서 생길 밸런스의 변화를 컨트롤 하고, 대회 이후 팀에 합류해 시즌을 풀어 나갈 밑바탕인 체력 관리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환경적인 면에서도 이의리를 향한 시선은 걱정보다 기대가 크다. 양현종과의 WBC 동행은 든든한 밑바탕. 대표팀에 합류하는 리그의 내로라 하는 투수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노하우를 습득하는 게 오히려 이의리의 향후 발전에 큰 재산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크다. 투수 조련과 운영에 일가견이 있는 대표팀 코치진과 동행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점도 중요한 소득이다.
도쿄올림픽은 이의리가 한국 야구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발돋움한 무대였다. 이번 WBC를 통해 이의리가 이강철호를 웃게 하고 KIA의 미래를 책임질 중심 투수로 성장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