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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는 최근 애런 저지에 9년 3억6000만달러의 대형 계약을 선사하면서 그를 '캡틴'에 임명했다. 2014년 데릭 지터 이후 9년 만에 양키스 공식 리더의 자리에 오른 저지는 실력과 나이, 인기,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캡틴에 어울린다는데 이견이 없다.
다저스는 공식적인 캡틴은 없어도 중요한 시기마다 굵직한 존재감을 뽐내던 리더가 존재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1988년 월드시리즈 1차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인 커크 깁슨이다. 최근 10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동안 리더는 저스틴 터너였다.
터너는 다저스에서 나고 자란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는 아니다. 2006년 신시내티 레즈의 지명을 받고 입단해 2009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뉴욕 메츠를 거쳐 2014년 다저스로 오면서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이번 오프시즌 터너는 FA 자격을 얻었지만, 긴축 재정을 선언한 다저스는 붙잡지 않았다. 터너는 2년 2170만달러의 조건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했다. 터너와의 이별은 다저스에 한 가지 숙제를 남겼다. 선수들이 후임 리더로 누굴 바라봐야 하냐는 것이다.
야수들 가운데 다저스에서 가장 오래 몸담은 크리스 테일러(33)가 차기 리더로 꼽힌다. 내외야를 두루 보는 테일러는 2016년 6월 시애틀 매리너스에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이후 올해 팀과 9년째다.
테일러는 최근 '다저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리더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우리의 입장을 대변하던 JT(저스틴 터너)가 떠났다. 몇몇 선수가 새로 왔는데, JD 마르티네스, 제이슨 헤이워드는 리그 전체에서 존경받는 선수들"이라면서도 "나로 말하자면 항상 모범이 돼왔다. 내가 목소리를 내는 타입은 아니라는 걸 사람들이 알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해 나가는 스타일이다. 올바른 방식으로 준비하고 어린 친구들에게 좋은 영향이 있기를 바란다. 또한 나는 그들이 내 방식을 존중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더를 맡아보겠다는 포부다.
마르티네스(36)와 헤이워드(34)도 나이와 그동안 쌓아올린 기록, 성격 등에서 리더의 자격이 있지만, 젊은 선수들과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과 같은 콧대 높은 베테랑들을 조화롭게 이끌기엔 새 팀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테일러는 2021년 12월 4년 60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어 2025년까지 다저스에서 활약하게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