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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14 신인드래프트. 야탑고 내야수 김하성(28)은 당시 톱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1라운드 이후 실시된 KT 특별 지명에서도 내야수는 김병희와 심우준이 지명됐다.
2라운드에서도 외면 받았다. 삼성이 효천고 내야수 박계범을, SK가 성남고 내야수 유서준을, 정작 넥센도 덕수고 내야수 임지열을 뽑았다.
하지만 당시 염경엽 넥센 감독은 루키 김하성을 떡잎부터 알아봤다. 공-수-주에 강견과 파워까지 5툴을 갖춘 인재임을 보고 적극 기용했다.
안목은 정확했다. 입단 첫해 60경기에 교체 요원으로 프로 맛을 본 김하성은 이듬해인 2015년 염 감독의 굳건한 믿음 속에 주전으로 발돋움 했다. 140경기 2할9푼의 타율에 19홈런, 73타점, 89득점, 22도루. 2년 차라 믿기 힘든 놀라운 퍼포먼스였다. 이후 2021년 메이저리그 진출 전까지 김하성은 6시즌 연속 두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다. 마지막 해인 2020년에는 30홈런까지 찍었다.
홈런 타자, 특히 홈런 치는 유격수는 쉽게 탄생하지 않는다. 실패를 감수할 수 있는 뚝심이 필요하다.
김하성의 뒤를 이을 수 있는 홈런 치는 유격수가 탄생할 전망이다. NC 다이노스 3년차 내야수 김주원(21)과 삼성 라이온즈 2년차 내야수 이재현(20)이다. 무르 익을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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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유격수 터줏대감이던 김상수가 KT로 FA 이적했다. 2019년 이학주 영입 이후 최근 수년간 2루수로 성공 전향했던 김상수는 지난해 박진만 감독 부임 후 원래 자리인 유격수로 돌아왔다. 포지션 복귀 후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KT로 이적했다.
노진혁과 김상수의 부재. 김주원과 이재현의 책임감이 크게 늘었다. 반대로 꾸준한 출전 기회도 늘었다.
의지할 곳 없는 벼랑 끝 상항이 두 선수의 겨울을 뜨겁게 담금질 하고 있다. 김주원과 이재현은 마무리 훈련 부터 독하게 소화했다. 김주원은 공격에, 이재현은 수비에 중점을 두고 가을을 보냈다. 두 선수 모두 스프링캠프를 통해 '홈런 치는 유격수'란 장점을 확실히 하고 돌아올 예정.
2년 차 시즌이던 김주원은 96경기를 뛰며 2할2푼3리의 타율에 10홈런, 47타점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크게 늘렸다. 69경기에 출전했던 신인 시절은 5홈런, 16타점. 공수주 고른 활약 속에 김주원은 지난해 야수 고과 1위를 차지했다. 2년 만에 확실한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김주원은 6000만원에서 50% 인상된 9000만원에 사인했다.
지난해 신인이던 이재현은 75경기에서 2할3푼5리의 타율에 7홈런, 23타점을 기록하며 슬러거 잠재력을 뽐냈다.
한방을 갖춘 차세대 국가대표 유격수 후보 두 선수. 과연 둘 중 어느 선수가 먼저 '제2의 김하성'으로 폭풍 성장할까. 양 팀 팬 뿐 아니라 KBO의 미래적 관점에서도 지켜봐야 할 유격수 듀오의 성장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