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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5천, 93% 삭감' 연봉이 문제가 아니다, 마지막 명예 회복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1-28 20:41 | 최종수정 2023-01-29 00:15


박석민.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23년은 박석민에게 데뷔 20번째 시즌이다.

NC 다이노스가 27일 발표한 2023시즌 선수단 연봉 계약 자료에서 박석민의 연봉은 5000만원이었다. 지난해 연봉은 7억원. 6억5000만원, 퍼센티지로 따지면 무려 93% 삭감이다. 박석민의 지난 시즌 1군 기록은 16경기 출장에 그쳤기 때문에 성적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 하다. 박석민의 올 시즌 연봉 측정 역시 마찬가지다. 선수에게도, 구단에게도 성적에 따른 연봉 산정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박석민은 백의종군 의사를 일찌감치 구단에 밝혔다. 그는 2020시즌을 앞두고 NC와 2+1년 최대 34억원에 FA 계약을 했었고, 지난해로 그 계약 기간은 종료가 됐다. 1985년생으로 30대 후반인 그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현역 은퇴를 고려할 수도 있는 나이. 하지만 그는 선수 생활 연장을 원했고 연봉 책정 역시 모든 것을 구단에 맡겼다. 연봉 숫자는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선수로 더 뛰고 싶다는 그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제 박석민의 남은 목표는 굳이 밝히지 않아도 하나 뿐이다. 마지막 명예 회복이다. 20여년의 프로 생활 동안 그는 많은 명예로운 순간들을 보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이후 지난 두 시즌에 걸친 고통스러운 시간으로 인해 그간 쌓아온 명예가 순식간에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그사이 팀 성적이 추락했다는 사실이 더욱 힘들 수밖에 없었다. 2020시즌 통합 우승으로 창단 후 처음 트로피를 들었던 NC는 2021시즌 7위, 지난해 시즌 초반 꼴찌까지 처지면서 이동욱 감독이 경질됐고 이후 후반기 반등하면서 6위로 마칠 수 있었다. 최고참 베테랑으로써 박석민을 향한 비난의 화살과 책임감은 더욱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징계가 끝난 이후에도 몸 상태와 컨디션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경기를 정상적으로 뛰지 못했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 기회다. 감독대행에서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강인권 신임 감독은 박석민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캠프에서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그가 주전 3루수로 시즌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최소한 1군에서 꾸준히 경기를 출장할 수 있는 정도의 몸 상태를 가지고 가면서 성적도 어느정도 나야 한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팀을 꾸려나가고 있는 NC지만, 베테랑의 중심은 반드시 필요하다. 은퇴가 아닌 현역 연장 선택. 야구선수 박석민에게 명예로운 엔딩을 만들 수 있는 진짜 마지막 기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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