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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지우고픈 12승 투수, 미소 되찾은 새로운 소원 "딸과 함께 롯데월드" [괌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2-16 11:24 | 최종수정 2023-02-16 12:51


불안감 지우고픈 12승 투수, 미소 되찾은 새로운 소원 "딸과 함께 롯데…
훈련중인 찰리 반즈.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괌(미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전반기에는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명이었다. 후반기에는 흔들흔들했다. 9월 평균자책점은 7.32까지 치솟았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에게 '1군 풀시즌'은 생소한 경험이다. 데뷔 이래 주로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2017~2021년까지 4시즌(2020 마이너리그 미개최) 동안 모두 선발로 뛰었지만, 2019년의 131이닝이 최다였다. 지난해에는 31경기 186⅓이닝을 소화했고, 2개월 가량 4일 휴식 로테이션도 소화했다. 소속팀이 가을야구 혈투를 벌이던 9월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문제였다.

이번 스프링캠프가 중요한 이유다. 반즈는 "팀 분위기도, 컨디션도 좋다. 우리팀의 발전이 느껴지는 2주였다. 몸아 올바른 방향으로 달려가는 기분"이라며 활짝 웃었다.

팀의 중추를 이루는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잔류했다. 대규모 영입에도 불구하고 '원팀'의 분위기를 진하게 풍기는 이유다. 이들은 렌트카 한 대를 공유하며 쉬는날도 알차게 보내고 있다.

특히 스트레일리의 존재감이 든든하다. 반즈는 지난시즌 초 스파크맨의 부진으로 지나치게 많은 부담을 혼자 짊어져야했다. 반면 지난해 후반기에 합류한 스트레일리는 11경기 4승2패 평균자책점 2.31를 기록했다. 나이와 경력, 롯데에서 지난 경험 모두 의지할만한 베테랑이다.

반즈는 "두 선수와 함께 하면서 좋은 경험이 많았다. 오프시즌 동안 자주 연락을 하면서 친목도 다졌다. 다시 만나게 되서 기쁘다. 스트레일리는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선수"라며 기뻐했다.


불안감 지우고픈 12승 투수, 미소 되찾은 새로운 소원 "딸과 함께 롯데…
스트레일리와 함께 포즈를 취한 반즈(오른쪽). 괌(미국)=김영록 기자
반즈는 '정교한 제구력을 지닌 외국인 좌완 에이스'의 계보를 잇고자 한다. 성실하고 치밀하게 연구하는 투수다. 그는 "영상이나 데이터를 보며 직접 분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부분에 자부심도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에 불만을 갖고 평정심이 흔들리기도 했다. 컨디션이 좋았던 시즌 초에는 냉정했다. 하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컨디션이 흔들리자 감정 표현이 잦아졌다. 얼굴이 상기될 만큼 속내를 드러내는 일도 종종 있었다. 롯데의 괌 스프링캠프에는 KBO리그 최수원 심판조가 방문, 새 시즌 준비차 스트라이크존을 익히고 있다.

"심판들이 오셔서 봐주시는 덕분에 존을 좀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항의 같은 건 감독님과 투수코치님께 맡기겠다. 작년 대비 체력, 심리 모두 발전했다고 자부한다. 또 올해는 유강남이 오지 않았나. 직접 던져보니 볼도 스트라이크로 만들어주는 느낌이 있다. 홈플레이트 뒤에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불안감 지우고픈 12승 투수, 미소 되찾은 새로운 소원 "딸과 함께 롯데…
훈련중인 찰리 반즈.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1992년 이후 30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다. 1908년 이후 다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108년이 걸렸던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종종 비교되는 이유다. 반즈는 "올해는 다를 거다. 그만큼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웃었다.

승수나 평균자책점, 이닝 등 숫자로 표현되는 목표에 집착하지 않는 성격이다. 단지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보내겠다는 각오. 다만 색다른 소원 하나는 밝혔다.

"딸이 조금 컸다. 세상을 보는 눈이 좀 생긴 것 같다. 올해는 롯데월드와 아쿠아리움에 딸과 함께 가려고 한다. 기대된다."


괌(미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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