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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40㎞이 안나오면 은퇴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때는 너클볼러가 되려나."(웃음)
곧장 미국으로 날아간 노경은은 후배들에 결코 밀리지 않는 페이스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첫 불펜 피칭에서 이미 142㎞ 이상의 구속을 던졌다. 노경은은 "작년에도 이쯤에 145㎞ 정도가 나왔었다. 앞으로 라이브 피칭을 하면 또 투수들은 달라지니까 너무 빠르게 끌어올리지 않으려고 한다. 천천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퇴 위기에서 SSG에 입단해 선수 생명이 연장된 노경은은 지난 시즌 12승5패 1세이브7홀드의 성적을 거뒀다. 시즌 초반에는 대체 선발로, 후반기에는 불펜으로 활약했다. 워낙 페이스가 좋았던 시즌 초반에 타구에 손가락 골절상을 입은 불운도 있었지만, 그는 그 역시 '운명'이라 생각한다. 노경은은 "저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안다쳤으면 더 큰 사고를 당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것 같다"고 웃으면서 "올해는 우리 선발진이 워낙 좋아서 내가 대체 선발로 들어갈 일 자체가 없을 것 같다. 후배들한테도 '내가 절대 선발 들어갈 일 없으니까 엄두를 안낸다'고 이야기 한다"고 팀 후배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1984년생인 노경은은 올해 만 39세가 된다. 한국 나이로는 불혹이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세운 은퇴 계획도 있을까. 노경은은 "몸이 안 따라주고, 140㎞이 안나오면 은퇴할 것 같다"고 계획을 밝히면서도 "은퇴를 생각하다가도 너클볼러로 전향해서 2~3년은 더 할 수도 있으려나"며 은근슬쩍 욕심을 드러냈다. 몸 관리 만큼은 언제나 팀내 최고로 꼽히는 선수인만큼 '레전드' 구대성 못지 않은 도전 역시 가능하지 않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