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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WBC, 한국 울게 만든 투수의 고백 "한일전, 질 수 없었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2-27 21:41 | 최종수정 2023-02-27 21:49


06WBC, 한국 울게 만든 투수의 고백 "한일전, 질 수 없었다"
2006년 WBC에 출전했던 우에하라 고지의 모습.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06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에 눈물을 안겼던 바로 그 투수. 우에하라 고지가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초대 대회이기도 한 2006년 WBC에서 한국 대표팀은 1라운드에서 일본을 3대2로 꺾고, 2라운드에서 다시 일본을 만나 또 2대1로 이겼다. 기세가 대단했다. 국내에서도 WBC와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고, 경기 내용도 극적이었다. 특히 과거 역사적인 이유로 일본을 향한 국민 감정이 결코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야구 대표팀의 선전은 대단한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준결승전. 한국과 일본이 다시 만났다. 한 대회에서 한 팀을 무려 3번이나 만나는 기형적인 구조였다. 흐름을 탄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전에서도 일본을 상대로 자신감을 보였지만, 그 꿈은 가로막히고 말았다. 일본의 선발 투수에 7이닝 동안 무득점으로 틀어막혔고 결국 0대6으로 완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그리고 일본은 결승에서 쿠바를 상대로 승리하며 초대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때 한국 대표팀을 눈물짓게 했던 일본의 선발 투수가 바로 우에하라다. 국제 대회에서 번번이 한국을 만나 대단한 호투를 펼쳤던 '킬러'이기도 하다.

우에하라는 최근 TV아사히 WBC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해 2006년 WBC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우에하라는 "당시 한국전을 앞두고 이 대회에서 2연패를 당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절대 지지 않겠다는 마음이 컸다. 개인적으로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국제 대회 한국전에 많이 나갔기 때문에 크게 의식되지는 않았다"면서 "솔직히 준결승 전날까지 귀국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우에하라는 "준결승전 선발로 나갈 수도 있다는 통보는 받았었지만, 솔직히 다른 나라의 경기 결과에 따라 준결승에 갈 수 있을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귀국하려고 짐을 싸고 있었다"며 웃었다. 당시 일본은 미국, 멕시코와 준결승 진출권을 두고 경합을 벌이다가 득실 차로 근소하게 미국을 제치고 진출할 수 있었다. 미국이 멕시코에 패하면서 행운이 따랐다.

우에하라는 또 당시 개인적인 기쁨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준결승전과 결승전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 준결승전이 끝나고 호텔에서 자고 있는데, 한밤중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전화가 왔다. 결승전에 나가지 않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무척 마음이 설레고 기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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