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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 번의 판단 미스, 패배라는 쓰디 쓴 결과로 돌아왔다.
내용을 뜯어보면 대만에겐 두고두고 아쉬울 만한 승부였다.
4회초 첫 빅이닝, 냉정한 판단이 이뤄졌다면 피할 수 있었다. 대만 선발 투수 후즈웨이는 선두 타자 2루타에 이어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 시점에서 투구 수는 61개. 1라운드 선발 투구 수 제한(65개)에 4개만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한 타자를 더 상대할 수 있기는 했지만, 앞선 내용이 좋지 않았고 0-0의 균형이 깨질 수도 있었던 위기였다.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친 대가는 혹독했다. 길어진 수비 시간은 공격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며 대만이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꼬인 마운드 운영 계획은 6회에 다시 6실점을 헌납하는 빌미가 됐다.
이번 WBC는 투구 수 제한 뿐만 아니라 교체된 투수가 세 타자 이상을 상대해야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다. 때문에 마운드 운영이 대회 전체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로 꼽혀왔다. 대만의 첫 경기 완패는 이런 규정에 맞춰 경기 상황, 상대 타자와의 승부에서 냉정하고 철저하게 마운드를 운영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호주전 이튿날 한-일전을 치르는 이강철호에겐 반면교사가 될 만한 경기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