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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정말 억울한 퇴장이었을까.
슈어저는 2회 투구를 앞두고 첫 검사에서 손이 끈적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슈어저는 MLB 관계자와 클럽하우스 화장실로 가 알콜을 이용해 손을 씻었다. 3회 마운드에 오를 때는 심판진이 글러브가 끈적이니 다른 것으로 바꾸라는 요청을 했고, 슈어저는 새 글러브를 끼고 나갔다.
그리고 4회 투구를 위해 마운드에 오를 때, 심판진이 다시 글러브를 검사했다. 그런데 심판진과 슈어저 사이에 뭔가 논쟁이 일었고, 벅 쇼월터 메츠 감독까지 끼어들었다. 몇 분 뒤 필 쿠지 심판팀장이 슈어저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슈어저는 훙분한 나머지 오른손 주먹을 쥐고 그라운드를 향해 내리치는 시늉까지 보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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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벨리노 구심은 경기 후 보도자료를 통해 "필과 난 그의 손을 점검했다. 끈적임의 수준이라는 게 있다. 내가 투수들의 손을 검사한 최근 3년 동안 끈적임이 가장 심했다. 1회와 비교해 너무 끈적였다. 내 손가락이 그의 손에 붙을 정도였다. 이후 몇 이닝 동안 우리 손에 남은 것이 무엇이든, 손가락이 끈적인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퇴장은 슈어저의 개인통산 4번째 사례다. 하지만 그가 등판하는 날 경기와 관련해 퇴장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메이저리그사무국이 슈어저가 실제 규정을 위반해 끈적이는 물질을 사용했다고 판단하면 출전 정지 징계는 불가피해진다. 이전 사례를 보면 10경기 출전정지가 유력하다. 2021년 시애틀 매리너스 헥터 산티아고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케일럽 스미스가 끈적이는 물질을 손에 발랐다는 이유로 똑같이 10경기 출전금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MLB의 이물질 관련 규정을 보면, 로진은 투수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합법적인 물질이다. 손목이나 팔에 흘린 땀을 제거하는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러브나 유니폼에 로진이 묻으면 안 된다. 로진과 자외선 차단제와 같은 다른 외부 물질을 섞어 쓰는 것도 규정 위반이다.
슈어저의 경우 로진과 땀이 섞여 끈적이는 성질의 물질로 변해 글러브에 묻었고, 심판진은 규정위반으로 간주한 것으로 보인다.
슈어저는 "이제는 규정에 따른 문제가 되고 있다. 향후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 징계를 받을지 않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날 슈어저는 3이닝을 1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고 있었다. 슈어저의 퇴장에도 불구, 메츠는 5대3으로 승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