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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세이부 라이온즈=123경기 타율 2할1푼3리(404타수 86안타) 15홈런 46타점 42득점 129삼진 54볼넷 출루율 0.312 장타율 0.384.
▶2023년 한화 이글스=17경기 타율 1할2푼7리(63타수 8안타) 무홈런 8타점 3득점 31삼진 4볼넷 출루율 0.176 장타율 0.159.
한화 외국인 외야수 브라이언 오그레디(31)는 좀 특이한 케이스다. 세이부 소속으로 리그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장타력을 인정받았다. 팀 내 2위인 홈런 15개를 때렸다. 퍼시픽리그 6개팀 외국인 타자 중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채웠다. 재계약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완전한 실패라고 보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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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오그레디가 2군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화가 컨택트가 좋은 마이크 터크먼 대신 오그레디를 선택한 건, 홈런 생산 능력 때문이었다.
2군에서 재정비를 하고 복귀한 뒤에도 부진하면, 계속해서 방치하긴 어렵다.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를 내보내면서 교체 카드 1장을 썼지만,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래도 한화 사람들은 희망을 놓치 않는다. KBO리그 초반에 극심한 부진을 겪고 2군에 갔다온 뒤 성공한 사례가 있다.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하고 한국야구로 넘어왔던 제이미 로맥과 닉 에반스가 그랬다.
2016년 5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SK 와이번스 합류. 로맥은 초반에 펄펄 날았다. 5월에 18경기에 나서 타율 2할4푼2리, 7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홈런 생산능력이 돋보였다. 쉽게 적응한 줄 알았는데, 상대팀 분석이 이뤄지면서 고전했다.
그해 7월, 53경기에서 1할8푼5리, 14홈런, 29타점을 기록한 시점에서 2군행 통보가 떨어졌다. 2군에서 재정비를 한 로맥은 경쟁력을 회복했다. 2021년까지 중심타자로 5년을 활약하고 한국을 떠났다. 팬들은 그를 역대 SK(SSG) 최고 외국인 타자로 기억한다. 626경기에서 통산 타율 2할7푼3리(2231타수 610안타), 165홈런, 409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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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했던 닉 에반스도 반전의 성공 사례다. 그는 2014년 7월 30일, 라쿠텐 이글스와 계약했다.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많은 기회를 잡지 못했다. 5경기 출전에 그쳤다. 홈런없이 1할1푼1리(18타수 2안타) 1타점 6삼진을 기록하고 일본을 떠났다. 마이너리그를 거쳐 2016년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 초반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개막전부터 18경기에서 타율 1할6푼4리(61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2군으로 내려갔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지금 1군 경기 출전은 의미가 없다. 스스로 경험해 깨닫고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2군을 거친 에반스는 다른 선수가 됐다. 2016년 타율 3할8리(400타수 123안타) 24홈런, 81타점, 2017년 2할9푼6리(514타수 152안타) 27홈런, 90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의 중심타자로 맹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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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다린 러프도 초반 어려움을 딛고 대성공을 거뒀다. 2017년 4월, 타율 1할4푼3리를 기록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걱정이 기우로 바뀌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타격감을 끌어올린 러프는 첫해 타율 3할1푼5리(515타수 162안타) 31홈런 124타점을 기록했다. 2019년까지 3년간 통산 타율 3할1푼3리(1493타수 467안타) 86홈런 350홈런을 남기고,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오그레디의 속출하는 헛스윙 삼진을 지켜보면서, 한화팬들은 절망했다. 그는 앞선 성공사례를 따라갈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