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멀티이닝에 연투까지. 승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결단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령탑 마음은 미안함 그 자체였다.
특유의 배짱과 자신감까지 더해지면서 정철원은 단숨에 두산 핵심 불펜으로 올라섰다. 58경기에 나와 4승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으로 시즌을 마쳤다. 23홀드는 데뷔 시즌 최다 홀드 기록. 신인왕은 정철원에게 돌아갔다.
지난 3월 WBC(월드클래식베이스볼) 대표팀에 뽑혔던 그는 올 시즌에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승부처 상황이나 접전의 상황에서 두산이 꺼낼 수 있는 최선의 카드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다 보니 연투 혹은 멀티이닝 피칭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정철원은 우리팀에서 유일하게 멀티이닝이 되는 선수다. 그러다보니 중간 투수진에서는 가장 고생을 많이 선수다. 또 그정도 능력이 되는 선수다. 사실 미안한 마음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프로의 세계.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경기에 내보내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감독은 "정말 미안하지만 팀을 위해서 조금 더 고생해줬으면 좋겠다. 고생하는 것을 팀원이나 코칭 스태프가 다 알고 있다. 잘 관리해서 1년 동안 잘해줬으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의 진심 담긴 이야기에 정철원은 눈을 빛내며 다시 한 번 운동화 끈을 조여맸다. 정철원은 "감독님께서 그만큼, 나를 믿고 기용해주신다는 것"이라며 "코치님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관리를 잘해주시는 만큼 아픈 곳은 없다"고 말했다.
정철원은 "감독님께 '정말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미안한 마음 가지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필요한 상황이면 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해서 마운드에 올라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