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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프로야구 감독직이란게 이렇게 어려운 것.
하지만 개막 1달이 지난 시점 쉽지 않은 상황이다. 3연속 루징 시리즈를 당하며 5할 승률에 턱걸이하고 있다. 지난 주중 꼴찌 한화에 2연패를 당한 게 치명타였다. 특히 4일 경기에서는 '학폭 이슈'에 시달린 신인 투수 김유성을 가혹하게 기용한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럴만 했다. 옹호할 내용은 아니지만, 어찌됐든 힘든 경험을 치르고 어렵게 프로 유니폼을 입었고 주변의 시선이 엄청나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선수였다. 프로 데뷔전은 잘 치러냈지만, 홈팬들 앞에 처음 서는 경기이기에 조금은 편한 상황에서 등판시킬 것이라고 이 감독이 얘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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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이 5일 이에 대한 해명을 했다. 선발 딜런이 예정된 4회를 넘겨 5회에도 공을 던지게 돼 상황이 꼬인 점과, 불펜 소모가 많은 시점 주말 LG 트윈스와의 어린이날 3연전을 대비해 투수력을 아껴야 한다는 등의 얘기였다. 하지만 궁금증이 속 시원하게 풀리지는 않았다.
프로야구 감독 자리는 참 어렵다.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때문에 자신의 선택이 어떤 풍파를 몰고 올지에 대해 충분히 예상하고 준비해야 한다.
김유성을 그 상황에서 그렇게 써야만 했던 내부적 이유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일부러 선수를 망가뜨리려 하는 지도자는 없다. 하지만 김유성이라는 선수는 언론, 팬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선수다. 이 선수를 이렇게 기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를 예상하지 못하고 오로지 야구 경기만 생각해 선수를 썼다면 이는 감독 역할에 충실했다고 볼 수 없다. 이기고, 지는게 가장 중요한 문제지만 그 과정에서 코치와 선수들을 아우르고 성장할 수 있게끔 돕는 게 감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 감독도 억울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평소 모든 사람과의 관계가 원만한 이 감독이기에, 언론이 이번 논란에 이렇게 집중 포화를 한다는 건 개인적 감정들 때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문제가 될 수 있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이해하고, 이런 부분까지도 신경써 팀을 운영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으면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