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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에 중심타선이 2개가 생겼다. 정확성의 중장거리 3,4,5번과 장타의 7,8번이다. 즉 상하위 타선에 쉬어갈 곳이 없어졌다.
하위타선에 무서운 중심타자들이 또 있다. 7번 박동원과 8번 이재원이다. 걸리면 넘어가는 장타 라인이다. 타율은 높지 않지만 맞으면 크게 날아가는 장타 능력이 있어 상대 팀에서 긴장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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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도 그랬다. 0-2로 끌려가던 4회말 4번 오스틴의 안타와 5번 오지환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서 6번 문보경이 페이크번트 앤드 슬래쉬 앤드 런 작전으로 중전안타를 치며 오스틴이 홈을 밟아 1-2가 됐다. 이어진 무사 1,3루서 박동원이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 8번 이재원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역전 3타점 2루타를 쳐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한방이 있다보니 7,8번을 함부로 대할 수 없다. 박동원은 이날 2,4회말엔 연속 볼넷을 얻었고, 5회 2루타, 7회 안타 로 4번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이재원은 4회말 싹쓸이 2루타 이후 5회말 1사 2,3루에서는 고의4구로 1루에 걸어나갔다. 상대가 경계하는 것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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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이 스프링캠프부터 박동원과 이재원을 7,8번에 배치해서 '뻥 야구'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그대로 효과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염 감독은 "둘은 타율이 낮기 때문에 굳이 상위타선에서 때릴 필요가 없다"며 "하위타선에서 맘껏 스윙을 하면서 큰 것을 치면 된다. 중심타선에서 찬스를 만들어줄 때 둘 중 한명이 한방을 날려주면 그게 바로 빅이닝이 된다"며 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었다. 4월에도 이재원이 옆구리 통증으로 빠져 있을 때 이재원의 복귀를 기다린 것도 7,8번에서의 뻥야구가 팀 전체 타격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되기 때문이었다. 어느 타순에서도 득점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은 상대에겐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염 감독이 구상했던 라인업이 완성됐다. 그 파괴력이 궁금해진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