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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것이 한국의 문화라는 걸 느꼈다."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일찌감치 외국인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버치 스미스와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을 했지만, 개막전 등판 이후 자취를 감추고 결국 방출됐다.
지난 1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데뷔전을 치른 그는 4이닝 무실점으로 KBO리그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1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산체스는 한층 더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다. 최고 151㎞의 빠른 공을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롯데 타선을 묶었다. 2회 1실점이 나왔지만, 5회까지 예정된 투구수 70개에 한 개 더 던진 71개로 이닝을 지워갔다.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산체스는 이날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그러나 한화는 산체스의 호투를 발판삼아 연장 10회말 채은성의 끝내기로 승리를 잡았다.
경기를 마친 뒤 산체스는 "팀이 이겨서 기분이 굉장히 좋다. 한화의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최종 목표인 만큼, 기분이 굉장히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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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KBO리그에 두 경기. 그러나 적응 속도는 빨랐다. 산체스는 "한화는 최근 몇 년 간 순위가 좋지 않았던 것을 알게 됐고, 한국에 왔을 때에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선수들이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을 감명 깊게 봤다"라며 "이겨야 한다는 의지가 대단한 선수다. 내가 온 뒤로 2~3주 동안 많이 이기고 있어 팀 분위기가 올라가는 걸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야구 문화도 빠르게 체득해 나갔다. 1-1로 맞선 5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신윤후 타석에서 몸 맞는 공이 나왔다. 산체스는 가슴을 치면서 자신의 잘못이라고 뜻을 전하며 모자 챙을 만진 뒤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몸에 맞추고 싶지 않았다. 삼진을 잡고 싶었다. 한국 경기를 많이 지켜보면서 몸에 맞췄을 때는 사과를 하는 문화라는 걸 보고 나도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2주 동안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는데 몸에 맞는 공이 나올 때마다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인사하는 것이 한국의 문화라는 걸 생각해서 나도 같이 미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 타자를 존중해주는 의미로 받아들여서 사과를 했다"고 설명했다.
산체스는 "그라운드에 나가면 100% 쏟아붓는 스타일인데 아직 100%까지는 못 보여준 거 같다"라며 다음 경기 활약을 다짐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