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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역전승은 가장 많고, 역전패는 가장 적다. '챔피언'의 힘이 이런 데서 드러난다.
SSG 랜더스는 지난 17일 하루만에 다시 1위를 탈환했다. 전날 NC 다이노스에 3대5로 패했을 때, 승률에서 밀려 롯데 자이언츠에 단독 1위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났던 SSG는 이튿날인 17일 경기에서 NC를 4대0으로 완파하며 선두를 다시 회복했다.
하지만 올해 SSG는 지난해와 비교해 결코 밀리지 않는 기세로 1위를 유지 중이다. 지난달 중순 4연패에 빠졌을때 잠시 4위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그 이후 꾸준히 1,2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5월에 접어들어서는 1위 자리가 더 익숙하다. 경쟁팀은 롯데와 LG. 올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롯데 그리고 리그에서 투타 전력이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 LG다. 쉽지 않은 팀들이지만 그런 팀들이 턱 밑까지 추격해와도 SSG는 1위를 쉽게 내주지 않고 있다.
"올해는 참 여유가 있어 보인다" 최근 SSG 경기를 복기하던 감독 출신 해설위원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그만큼 2023시즌 SSG는 대단한 돌풍도, 반대로 과한 무리도 없다.
지금 SSG의 경기 내용들을 살펴보면 1,2명이 '크레이지 모드'로 끌고가는 모양새는 아니다. 신인 송영진, 이로운이 잘해주고 있고,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엄청난 파괴력으로 혼자 1,2승 이상을 책임지는 힘까지는 부족하다. 하지만 조화가 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질 때는 무리 없이 대체하는 멤버가 언제든 대기하고 있다. 특히 베테랑 김성현과 오태곤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주면서 어느 자리에도 구멍이 없게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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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진이 개막전 기대보다 주춤했지만, 코칭스태프는 조급하지 않다. 김원형 감독은 고졸 신인 송영진을 선발로 투입한 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다. 동시에 힘이 빠진 선발 투수들에게 돌아가며 휴식을 주는 변칙 6선발을 가동하는 여유를 보인다.
그러면서 선발진에 치중해 불펜이 과부하되는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마무리 서진용의 페이스가 워낙 좋지만, 3연투만은 최대한 피하고 있다. 노경은, 고효준 등 40세가 넘은 노장 투수들의 비중이 큰 게 유일한 고민거리지만 지금까지 무리하지 않고 버텨주고 있다. 오히려 이들이 먼저 "연투도 가능하다"고 자청하는 상황이다.
이제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추가 카드는 새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합류 효과다. SSG는 개막 이후 지금까지 외국인 투수 1명으로 싸워왔다. 엘리아스가 안착하고, 불펜으로 이동한 문승원이 자신의 흐름을 완벽히 찾는다면 마운드에 남아있던 마지막 의문 부호까지 해결이 된다. 평온하고 또 조용하게 무서운 SSG의 저력이 정점을 찍을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