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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홈런보다 더 가치 있었던 3타점 2루타.
하이라이트는 4회말. 0-2로 끌려가며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LG는 문보경의 적시타로 1점을 추격한 뒤, 이어진 무사 만루 찬스에서 이재원이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대단한 타구였다. 이재원은 KT 선발 슐서가 던진 초구, 140km 커터를 기다렸다는 듯 제대로 받아쳤다. 힘이 실린 타구는 KT 중견수 알포드의 키를 훌쩍 넘었다. 맞는 순간 공이 낮은 탄도로 미사일처럼 날아갔다. 넓은 잠실구장이 아니었다면, 너무 완벽한 정타가 아니라 타구가 조금만 떴다면 그랜드슬램이 될 뻔했다.
염 감독은 거포 잠재력이 넘치는 이재원을 키우겠다고 시즌 전 공언했다. 꾸준하게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개막을 앞두고 옆구리 부상으로 인해 이재원은 아픔의 시간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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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은 오히려 홈런보다 타율이 주목했다. 타구 스피드가 워낙 빠르고, 스윙 궤도가 좋아 파울 라인 안으로만 공을 집어넣으면 3할 타율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저전망했다. 그리고 그 말이 17일 KT전에서 바로 실현됐다.
염 감독은 이재원이 부담을 느낄까, 뒤에서 편하게 치라고 8번 타순에 배치중이다. LG라서 가능하다. 타선이 워낙 강하기에 굳이 이재원을 중심에 배치할 필요가 없다. 7~8번 타순에서 찬스 때 이렇게 한두방 해결해주면 경기를 풀어나가기가 엄청 쉬워진다. 그리고 8번타자에서 쉬어가야 할 상대 마운드가, 이재원을 보고 긴장할 수밖에 없다. LG 타선 전체에 큰 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