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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와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는 '도전자'와 '챔피언'의 관계다. 아메리칸리그(AL) MVP를 놓고 벌이는 경쟁에서다.
두 선수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나란히 홈런포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에 이은 MVP 경쟁 2라운드가 막을 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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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292, 10홈런, 31타점, 26득점, OPS 0.904를 각각 마크한 오타니는 투수로는 9경기에서 5승1패, 평균자책점 3.23, 71탈삼진을 올렸다. 올시즌에도 규정타석과 규정이닝 동시 달성이 유력하고,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36홈런, 112타점, 18승, 260탈삼진을 올릴 수 있다. 지난 시즌 성적을 능가한다.
물론 부상이 없다면 말이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경기 후 "오타니는 꾸준하고 1년 내내 잘 한다. 매타석 안타와 홈런을 치는 건 아니지만, 오늘 1회에 나온 홈런은 승리에 결정적이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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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는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선제 결승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1회초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호세 베리오스의 3구째 한복판으로 쏠린 93마일 싱커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발사각 33도, 타구속도 109.6마일, 비거리 430피트 시즌 12호 홈런.
지난 10일 엉덩이 부상에서 돌아온 저지는 1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2홈런을 친 이후 이날까지 최근 6경기에서 6홈런을 폭발시켰다. 양 리그 통틀어 홈런 선두인 뉴욕 메츠 피트 알론소와의 격차는 여전히 4개지만, 저지의 추격 기세가 만만치 않다.
경기 후 저지는 "난 그저 내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상대의 신경전에)기분이 나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운동장에 나가서 경기를 할 뿐"이라고 밝혔다.
저지는 지난 16일 4연전 첫 날 8회 홈런을 치기 전 1루 더그아웃을 곁눈질로 봤다는 이유로 토론토 측의 사인 훔치기 의혹을 제기받았다. 당시 저지는 "동료들이 시끄럽게 하길래 조용히 하라는 차원에서 슬쩍 본 것이다. 6-0이고 감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 재잘거리는 게 굉장히 마음에 안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원정 4연전에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 4홈런, 7타점, 5볼넷을 몰아쳤다. 양키스는 저지의 맹타에 힘입어 4연전을 3승1패의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MVP답다(MVP-ish)"면서 "지저는 지금 우리가 상승세를 탄 것에 대해 매우 고무돼 있다. 우리 선수들이 잘 싸우고 있다고 몇 차례 얘기했는데, 저지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상당히 강한 상대를 만나 힘든 상황임을 잘 알고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도 안다. 이번 원정에서 잘 해줘 만족한다"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