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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초 선두타자 김혜성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3회말에 1점을 먼저 뺏긴 키움의 즉각적인 반격이다. 올 시즌 12개의 도루를 시도해 단 한 개의 실패도 없는 도루 1위의 '대도' 김혜성이다.
퀵모션에 약점이 있는 잠수함 투수 고영표와 올 시즌 도루 저지율 7.7%에 머물고 있는 장성우 포수가 김혜성의 빠른 발을 막을 수 있을까?
2루로 뛰게 만드는 순간 거의 100% 확률로 김혜성이 도루에 성공한다고 보면 된다. 상대 선발은 키움의 에이스 안우진. 한 점 차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경기다. 김혜성의 진루를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고영표의 견제가 시작됐다.
초구가 파울이 된 후 두 번의 날카로운 견제구가 연이어 들어갔다. 2구째 투구 후 고영표가 다시 한번 1루로 견제구를 뿌렸다. 낮게 깔린 공을 받은 박병호의 글러브가 물 흐르듯이 그대로 뒤로 움직이며 김혜성의 허리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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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를 중계한 류지현 KBSN 해설위원은 박병호의 이 장면에 대해 "대부분의 1루수들은 저렇게 낮은 공을 받으면 글러브를 들어 올리게 되는데, 박병호는 전혀 그런 동작 없이 공의 이동 경로 그대로 글러브를 뒤로 움직여 태그했다. 절대 아무나 할 수 없는 고도의 테크닉이다"라며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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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를 보는 순간, 박병호가 마주치게 되는 시선이 또 있었다. 바로 키움 더그아웃의 옛 동료들이다. 2022시즌 KT로 이적하기 전까지 9시즌을 버건디 유니폼을 입고 뛴 박병호는 진정한 더그아웃의 리더로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다. 박병호가 키움을 떠날 때 누구보다 가슴 아파한 그 동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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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이 견제구로 아웃된 후 키움 임지열이 좌측 펜스를 맞히는 큼직한 안타를 날렸다. 키움으로서는 김혜성의 견제사가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고영표는 7회까지 단 4안타만을 내주며 키움 타선을 봉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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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승(2패)을 수확한 고용표의 호투 속에 4대1로 승리한 KT는 키움을 상대로 4연패 후 귀중한 첫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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