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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해는 다르다'고 외쳤건만, 5월 첫 등판에서 쓴맛을 제대로 봤다. 4이닝 동안 홈런 2방 포함 10안타 9실점의 최악투였다.
3년 연속 10승을 거뒀던 2017~2019년의 존재감을 되찾는 한 해가 될까. 투구 내용이 달라진 이유가 있다.
최원태는 주변 사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지영 선배는 내가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게 해주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덕분에 매경기 성장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노병오 투수코치님도 피드백을 정말 잘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사실 삼성 라이온즈전(5월 4일) 이틀 전에 불펜투구를 할 때 힘들다는 느낌이 있었다. 전부터 노병오 코치님이 '시합 때 써야할 힘을 연습할 때 다 쓰는 것 같다. 자꾸 공에 힘이 떨어진다. 좀 쉬어라'라고 여러번 말씀하셨었는데…"
선발투수 입장에서 5일간의 휴식 도중 하는 불펜투구는 컨디션을 체크하고, 스스로를 가다듬기 위해 중요한 루틴이다. 쉰다는건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최원태는 "솔직히 처음에는 좀 불안했다. 그런데 삼성전 맞고 나서 그냥 쉬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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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경기전에도 공을 많이 던지는 편이었다. 확실히 휴식을 취하니까 공에 힘이 붙는다. 그렇다고 5일간 마냥 노는 건 아니다. 몸을 잘 만들되 공을 던지지 않을 뿐이다."
피칭 플랜에도 변화를 꾀한 시즌이다. 원래 최원태 하면 '투심'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포심(직구)을 많이 던지고 있다. 최고 구속도 150㎞ 안팎까지 끌어올렸다. 최원태는 "구속이 확실히 늘었다. 회전수 등 투구 데이터도 좋아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직구 회전수가 생각보다 괜찮더라. 노병오 송신영 코치님 모두 그렇게 좋은 직구를 왜 안 쓰냐고 하셔서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던져봤는데 성과가 좋다."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넓게 보고 활용하고 있다. 존 위쪽에 직구, 낮은 쪽에 투심을 던지면서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낸다. 원체 완성도 높은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갖춘 최원태다. 그는 "존을 상하좌우로 넓게 쓰고, 시각적으로도 왼쪽 오른쪽으로 다 휘니까 타자들이 상대하기 힘들어하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평소에 공 던지는 패턴도 너무 일정했다. 경기마다 변화를 주려고 한다. 노력은 늘 해왔지만, 올해는 운이 붙는 것 같다. 앞으로도 잘 해보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