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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내 응원가를 이렇게 크게 들은 건 처음이다. 속이 뻥 뚫린 기분이다."
이날 롯데는 1회부터 7득점 빅이닝을 연출하며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었다. 그 결정적 한방이 3-0에서 터진 이학주의 만루포였다. '대투수' 양현종은 KBO 통산 162승을 달성한 바로 다음 경기, 2이닝 만에 데뷔 17시즌 만에 생애 최다 실점인 9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이학주 스스로도 치고 나서 화들짝 놀랐다. 스스로도 예상치 못한 한방, 2019년 KBO리그 입성 이래 쌓여왔던 한을 모아 토해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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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구종(커브) 하나 노리고 잤다. 오늘 나와서도 배팅볼 투수에게 변화구를 많이 던져달라고 얘기했다. 왠지 딱 왔고, 꼭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타석에서 쉽게 좀 죽지 말자, (박흥식)수석코치님 말대로 끈질기게 늘어지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는데 결과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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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역대급 응원가를 차지했다. 하지만 삼성 시절에는 응원가로 올스타전을 달군 반면, 롯데에 온 뒤론 눈에 띄는 활약을 좀처럼 펼치지 못했다.
이학주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는 "내 응원가를 이렇게 크게 들어본 적이 없다. 많이 들을 수 있도록 더 준비를 잘했어야했는데 내 탓이다. 앞으로 자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오늘 잘했다고 자만하지 않겠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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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데…표정 관리하느라 힘들었다. 경기 준비라고 해봐야 경기장 일찍 와서 치고, 웨이트하는 게 전부다. 라이언 롱 코치한테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 했는데…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시즌 많이 남았으니까, 앞으로도 선발이든 뒤에 나오든 활약할 수 있게 준비 잘하겠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