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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오승환 선수가 저렇게 화내는 모습을 처음 본다." KBO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별명은 돌부처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자신의 공을 던진다.
어떻게 해서든 연패를 끊고 싶었던 최고참 오승환이 8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실점 이후 동점 주자를 남긴 채 아웃카운트 하나만 올린 상황에서 강판당하고 말았다.
잠실 LG전 3경기를 모두 내주고 찾은 수원 원정. 연패 탈출이 절실했던 삼성. 2회 김영웅의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3점)과 선발 수아레즈의 6이닝 2실점 호투로 삼성은 6대4로 리드하고 있었다.
박진만 감독은 연패를 끊기 위해 8회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올리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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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번트에 곧바로 수비 동작을 취한 오승환은 맨손으로 타구를 잡아 1루수 공민규에게 송구했지만, 공이 뒤로 빠지며 주자를 살려주고 말았다.
발 빠른 주자를 의식하다 보니 천하의 오승환 마음도 급할 수밖에 없었다. 무사 1루 KT 박경수가 1B 2S 오승환의 5구째 133km 슬라이더를 제대로 받아쳐 중견수 김현준의 키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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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실점 이후 동점 주자까지 3루에 남겨 놓은 상황. 정현욱 코치는 김갑수 구심에게 공을 건네받고 마운드로 향했다. 오승환은 정현욱 코치의 공도 받지 않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오승환의 손에는 마지막 피칭 이후 포수 김재성에게 건네받은 공이 쥐어져 있었다. 싸늘하게 굳어버린 표정으로 마운드서 내려오던 오승환. 이때 모두가 깜짝 놀란 장면이 연출됐다. 오승환이 갑자기 관중석이 없는 외야를 향해 있는 힘껏 공을 던졌다. 실망스러운 본인 피칭에 화가 난 듯 화풀이를 하는 모습이었다. 분노를 표출하는 돌부처. 이런 장면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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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에 들어서며 글러브까지 집어 던진 오승환. 좌완 투수 이승현이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지만, 3루수 김영웅의 송구 실책으로 동점. 9회 안타와 볼넷 이후 이호연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며 삼성은 믿었던 돌부처가 무너지며 다 잡은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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