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LG 약점간파→도루저지→출루까지' 엘롯라시코 승리 이끈 80억 포수, 박세웅도 고마워했다 [인터뷰]

최종수정 2023-06-23 22:31

'LG 약점간파→도루저지→출루까지' 엘롯라시코 승리 이끈 80억 포수, …
히어로 인터뷰에 임한 박세웅. 김영록 기자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유)강남이형이 준비를 정말 많이 했더라. 정말 너무 잘 맞았다."

힘겨운 승리였다. 기분좋게, 경쾌하게 호투하고도 자칫 아쉽게 승리를 놓칠 뻔했다.

하지만 이겼다. 롯데 자이언츠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박세웅의 8이닝 1실점 무사사구 호투와 박승욱의 역전타를 앞세워 2대1로 승리, 3연패를 탈출했다.

특히 6월 들어 5승14패라는 10개 구단 최악의 성적에 직면한 데다,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주던 나균안도 부상, 클러치히터 노진혁과 정 훈도 부상으로 빠져있는 경기였다. 언제는 가벼웠냐마는, 이날은 특별히 더욱 무거웠던 박세웅의 어깨다.

그럴 때 더욱 힘을 내는 게 또 박세웅이란 선수다. 박세웅은 최고 148㎞의 직구에 커브 포크볼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던지며 LG 타선을 압도했다.

1, 2, 4, 5, 6회는 3자 범퇴. 3회 안타를 치고 나간 문성주가 도루에 실패하면서 6회까지 단 18명의 타자만 들어선 경기. 6회까지의 투구수는 63구에 불과했다. 이닝이 끝날 때마다 더그아웃 앞에서 야수들을 기다리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박세웅의 리더십도 돋보였다.


'LG 약점간파→도루저지→출루까지' 엘롯라시코 승리 이끈 80억 포수, …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3회 롯데 박세웅이 이닝을 마친 뒤 포수 유강남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3/
하지만 상대인 켈리 역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박세웅은 오히려 7회 맞이한 단 한번의 위기에 선취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홍창기의 안타, 1사 후 김현수의 안타, 그리고 오스틴의 내야땅볼 때 병살에 실패하면서 1실점한 것. 그나마도 느린 그림으로 보면 아웃을 선언할 법도 한 상황이었지만, 최초 판정이 세이프인데다 이를 뒤집을 만한 그림은 아니었다. 주심은 '원심 유지'를 선언했다.


하지만 롯데는 8회초 황성빈이 LG 오지환의 주루방해 판정을 받으면서 1사 3루를 만들었고, 고승민의 희생플라이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9회초 박승욱의 역전 결승타가 터졌고, 9회말 등판한 마무리 김원중이 실점없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1사 1루에서 박해민의 2루 땅볼이 병살타가 되는 순간, 김원중은 뜨거운 포효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LG 약점간파→도루저지→출루까지' 엘롯라시코 승리 이끈 80억 포수, …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선두타자 롯데 유강남이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3/
경기 후 만난 박세웅은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던지고자 했다. 7회 끝났을 때 투구수가 80개 초반이라 당연히 8회까지 내가 던질거라 예상했다"고 했다. 완투에 대해서는 "완봉이면 한번 노려봤겠지만…또 우리 마무리가 좋지 않나. 잘 막아줄 거라 믿었다. 우리 팀만 이길 수 있으면 더 일찍 내려와도 괜찮다"라며 활짝 웃었다.

선취점을 내준 7회말 상황에 대해서는 "솔직히 아쉽다. 비디오 판독까지 가서 원심유지가 났으니까"라면서도 "최소 실점으로 끊어냈고, 바로 따라가는 점수를 뽑아준 타자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경기전에 (배영수)코치님이 '네가 다 짊어지고 간다고 생각하지 마라. 원래 하던대로 편하게 준비해라'고 하셨다. 순탄하게 1, 2회 넘기다보니 더 자신감 있게 던졌다. 그리고 강남이형에게 가장 고마운 건 3회 문성주 도루를 저지해준 것. 굉장히 컸다. 오늘은 정말 강남이형하고 잘 맞춰간게 되게 좋았다."


'LG 약점간파→도루저지→출루까지' 엘롯라시코 승리 이끈 80억 포수, …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3회 롯데 박세웅이 이닝을 마친 뒤 포수 유강남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3/
원체 프레이밍과 블로킹이 좋아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박세웅에게 큰 도움이 되는 유강남이다. 박세웅은 "켈리는 KBO 최고 외인 투수 아닌가. 지난 시리즈, 이번 시리즈 맞대결에서 계속 좋은 성과를 내서 자신감이 더 붙는다"며 웃었다.

"강남이 형이 타자들 성향을 엄청나게 공부 많이 해온다. 순간순간 얘기해주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됐다. 몸쪽 승부도 되게 좋았고, 그러니까 요소요소에 섞어간 변화구도 잘 통했다."

박세웅은 "6월 잘 던졌는데 팀 성적이 마음에 걸렸다. 내가 나간 날 팀이 이기면 더 상승세를 탔을 거 같은데, 내가 순간순간 고비를 잘 넘기지 못했다. LG랑 매번 이렇게 치열하게 해도 좋으니 이길수만 있으면 좋겠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