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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근데 아마 이건 다 똑같을걸요?"
'천재 타자'라고 불리지만, 사실 누구보다 노력파다. 최 정은 타격코치가 말릴 정도로 훈련을 하는 타자다. 그 이유는 하나다. 연습을 할때 만족스럽지가 않기 때문이다. 최 정은 "연습할때 만족했던 적이 한번도 없다. 거의 없다. 타이밍도 잘 안맞고 힘도 잘 안실린다. 연습할 때마다 그렇다"고 말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전혀 다른 느낌이 온다고 한다. 최 정은 "진짜 신기하게도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내가 원했던 감이 나온다. 오히려 이게 루틴이 된 것 같다. 일부러 못치면 경기할때 잘치나 이런 착각이 들 정도다. 지금 홈런이 이렇게 나오는게 나도 신기하다"며 웃었다.
최 정은 '에이징 커브'가 왜 오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처지지 않으려고 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아마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다 같을 것"이라는 최 정은 "예전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텐션'이 올라왔다. 몰입이 금방됐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만 쉬어도 감이 안올라온다. 한번 쉬면 계속 쉬고 싶고 늘어지게 된다. 그래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특히 예전부터 선배들이 경기 전에 단거리 달리기를 많이 해서 순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셨던 말을 체감하고 있다. 순발력이 안떨어지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 예전엔 날씨가 덥고 그러면 운동 안하고 쉬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러면 안된다. 일부러 햇빛도 보려고 하고, 일부러 막 뛰려고 한다. 그게 예전과 지금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늘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어도, 그 뒤에는 예전보다 더 치열한 노력이 동반되고 있는 셈이다.
98~100kg까지 나갔던 체중도 지난해부터는 일부러 감량을 했다. 현재는 힘을 감안해 93kg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스스로가 느끼는 가장 적합한 체중이다. 최 정이 있어 SSG는 거의 20년간 주전 3루수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언제까지 주전으로 뛰고 싶냐'는 뻔한(?) 질문을 던졌다. 최 정은 "은퇴할때까지 주전으로 뛰고 싶다. 모든 선수들의 목표 아닌가. 내 포지션을 은퇴할 때까지 지키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노력형 천재'의 소박한 바람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