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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8일 부산 사직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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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서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벤치 앞으로 나와 주심에게 다가갔다. 오른손을 내민 서튼 감독의 모습을 보며 주심은 투수 교체 의향을 물었다. 하지만 서튼 감독은 잠시 주심과 이야기를 나눈 뒤 그대로 벤치로 돌아갔다. LG 박용근 3루 주루 코치가 박스를 지나치게 벗어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어필 내용이었다. 박세웅은 그대로 마운드를 지켰다. 1루 불펜엔 김진욱과 신정락이 이미 대기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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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세웅의 투구를 돌아보면, 롯데 벤치의 믿음도 일견 이해는 간다. 앞선 8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펼친 토종 에이스이자, 최근 선발진에서 가장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였다. 적어도 1~2 타자를 더 상대할 수 있는 투구 수였다는 점도 고려할 만했다. 그러나 구위 뿐만 아니라 심적인 흔들림이 눈에 보였던 당시 투구, 1승이 아쉬운 팀 상황을 돌아보면 과연 이런 믿음에 근거한 판단이 옳았는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결과론으로 볼 수도 있으나, 이 장면에서 승부는 갈렸다고 볼 만한 경기였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