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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4연승 상승세를 끊어놓은 22일 대구 삼성전 역전패는 아쉬웠다.
여러모로 불안감을 안긴 패배였다.
통풍으로 인한 다리 통증으로 21일 첫 경기 선발이 취소됐던 삼성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이틀만에 회복해 선발 예고됐다. KT 선발은 배제성. 승부의 추가 가뜩이나 일요일 5연승 중인 삼성쪽으로 살짝 더 실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아쉬움 속에서도 "크게 상관 없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오히려 낯선 다른 투수한테 말릴 수도 있다"고 했다. 야구의 속성, 의외성을 베테랑 사령탑은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다.
기울어 보이던 이날 경기도 뚜껑을 열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2점을 먼저 내줬지만 KT는 3회 2사 후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추격의 점수로 연결했다. 1-2로 뒤진 KT의 4회초 1사 1루에서는 배정대가 삼성 에이스 뷰캐넌과 13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나가며 진을 뺐다. 1사 1,2루에서 김민혁의 싹쓸이 역전 적시 2루타가 터졌다. "공을 많이 보라"는 의도로 배치한 9번 타순이 절정의 타격감 톱타자 김민혁으로 이어지며 신의한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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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5회말 무사 1,2루에서 김동진의 적시타와 류지혁의 희생플라이로 4-4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 주의 끝이자 이동일을 하루 앞둔 일요일 경기. 당연한 수순 처럼 불펜 총력전이 펼쳐졌다.
운명의 7회초. KT가 3연전 전 경기에 등판한 김태훈을 상대로 1사 후 연속안타를 날리며 1,2루 찬스를 잡았다.
또 한번 배정대가 불을 질렀다. 좌완 불펜 에이스 이승현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슬라이더를 당겨 역전 적시타를 날렸다. 이어진 1,2루에서 김민혁이 직구를 밀어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히는 2타점 쐐기 적시 2루타를 날렸다. 김상수의 적시 2루타가 이어지며 8-4.
KT 불펜 에이스 박영현이 또 한번 흔들렸다. 8회 연속 3안타로 무사 만루에서 구자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이어진 무사 1,3루. KT 벤치가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마무리 김재윤을 투입해 2이닝 세이브를 맡기는 승부수를 띄웠다.
강민호의 뜬공으로 1사 1,3루에서 피렐라의 적시타가 터지며 7-8. 하지만 이어진 2사 1,2루에서 류지혁의 짧은 좌전 안타 때 교체 출전한 신인 좌익수 정준영이 침착하게 노바운드 빨랫줄 송구로 2루주자 안주형을 잡아냈다. 비디오판독에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좌익수 알포드를 3연전 내내 호수비 퍼레이드를 펼친 정준영으로 미리 바꿔뒀던 유비무환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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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진땀승을 거둔 이강철 감독은 "선발 배제성이 좋은 투구를 해줬다. 타선에서는 배정대가 어제 오늘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김민혁이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정준영이 결정적인 홈 보살로 동점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 컸다. 마무리 김재윤도 어려운 상황에 등판해 2이닝 세이브를 해줘 고맙다"고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후반기 첫 3연전 마지막 경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선수단 모두가 승리를 향한 집념으로 이겨냈다. 습한 날씨 속에서도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주신 팬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