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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부상 중인 포수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 의아함이 가시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아다. NC 다이노스 포수 김형준이 3년 만의 복귀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강렬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김형준은 2-4로 역전을 당한 2회초 1사 1,2루에서 복귀 첫 타석이자, 시즌 첫 타석에 섰다. 정신이 없었다. 커크 맥카티의 2구째 138㎞ 커터를 노려쳤지만 타이밍이 늦었다. 아쉽게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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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로 뒤진 5회초 1사 후 두번째 타석에 선 김형준은 1B1S에서 3구째 140㎞ 낮게 떨어지는 커터를 들어올려 왼쪽 관중석 중단에 떨어지는 큼직한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타구속도 172㎞, 비거리 130m 대형홈런.
끝이 아니었다.
8회 선두타자로 나온 김형준은 투구수 90개를 넘긴 맥카티와 다시 맞섰다.
7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137㎞ 커터를 밀어 우중간을 가볍게 넘겼다. 밀어쳤음에도 타구속도 167㎞, 비거리는 129m의 대형 홈런이었다.
시즌 18호 통산 1164호이자 개인 통산 첫 번째 연타석 홈런.
중계 해설을 하던 민훈기 위원은 "아, 놀라운데요. 배트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났는데 밀어친 공이 우중간을 훌쩍 넘어갔습니다"라며 김형준의 파워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맥카티는 100구를 넘겨 1사 후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7-4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 교체됐다. 내심 시즌 최다이닝을 넘어 데뷔 첫 완투승을 노렸던 투수. 비록 승리투수가 됐지만 찜찜함을 안고 내려갔다. 상대 에이스에게 던진 어두운 기억을 하루 전날 시즌 첫 콜업된 포수가 던졌다.
2회 무사 1,3루에서 최지훈의 도루 때 강한 어깨를 과시했다. 비록 투수 이재학이 타이밍을 빼앗겨 아웃을 잡아내지 못했지만 김형준의 팝타임과 송구 스피드는 놀랄 만큼 빨랐다. 2루까지 송구속도가 무려 133㎞를 넘겼다. 리그 정상급 스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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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은 "처음에는 그라운드에 나가 조금 정신이 없었는데 바로 내가 할 수 있고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첫 타석에서는 타이밍이 늦어 결과가 좋지 않았다. 다음 타석 때는 결과에 상관없이 앞에서 타이밍을 맞추자고 생각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홈런 순간을 복기했다.
"개인적으로는 아프지 않고 건강히 1군 무대에 복귀했고, 복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 팀이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말한 그는 "건강하게 1군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퓨처스 트레이닝 파트와 코치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힘든 재활 시기를 잘 이겨 낼 수 있도록 응원을 보내주신 팬분들에게도 감사 인사드리고 싶다. 다음 경기는 팀이 승리할 수 있게 더 좋은 플레이를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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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상무 전역을 앞두고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무릎수술을 받으며 1군 복귀가 늦어졌다.
그럼에도 공-수에 걸친 안정감을 높게 평가한 전력강화위원회는 재활 후 복귀를 준비중이던 김형준을 키움 김동헌과 함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포수로 발탁했다. 그 이유를 복귀 첫 경기부터 보여줬다.
강렬한 복귀전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