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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투수들의 무덤'은 별것 아니었지만, 믿었던 불펜은 유별났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호투했음에도 시즌 4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류현진의 직구 구속은 최고 90.1마일, 평균 87.9마일을 나타냈다. 평소보다 0.6마일이 덜 나왔다. 직구를 35개로 가장 많이 던졌고, 커터 19개, 커브 12개, 체인지업 10개를 각각 구사했다.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 콜로라도 크리스 플렉센은 5⅔이닝 동안 홈런 3방을 포함해 7안타 4실점했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을 면했다. 시즌 1승6패, 평균자책점 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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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찰리 블랙몬을 풀카운트 접전 끝에 8구째 90.1마일 직구로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에제키엘 토바와 엘리아스 디아즈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둘다 결정구는 바깥쪽 커터였다. 현지 중계진은 '백도어 커터(backdoor cutter)'라고 표현했다.
2회에는 단 6개의 공으로 라이언 맥마혼을 1루수 땅볼, 브렌던 로저스와 헌터 굿맨을 연속 3루수 땅볼로 각각 제압했다.
토론토는 이어진 3회초 1사 2,3루 득점권에서 데이비스 슈나이더가 짧은 우익수 파울플라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3루수 땅볼을 쳐 선취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찬스를 놓치면 위기가 오는 법. 류현진은 3회말 선두 놀란 존스에게 83.4마일 커터를 몸쪽으로 던지다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우타자 엘레우리스 몬테로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76.7마일 체인지업이 한복판으로 몰리면서 몬테로의 배트에 걸려들었다. 타구속도 95.5마일, 비거리 364피트로 류현진의 올시즌 4번째 피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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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토론토 타선은 이어진 4회초 브랜든 벨트가 우월 솔로포로 플렉센을 두들기며 한 점을 만회했다. 1-2로 따라붙은 토론토.
류현진은 4회말 선두 로저스를 3루수 땅볼로 잡은 뒤 굿맨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존스와 풀카운트까지 갔지만 6구째 88.8마일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을 관통했음에도 볼 판정을 받아 4구를 허용하고 말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다음 타자 몬테로를 87.5마일 바깥쪽 직구를 던져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순식간이 이닝을 끝내버렸다.
그러자 토론토는 5회초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 어니 클레멘트가 플렉센의 초구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겨 2-2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한결 어깨가 가벼워진 류현진은 5회말을 다시 삼자범퇴로 마쳤다. 도일을 유격수 땅볼, 블랙몬을 2루수 땅볼, 토바를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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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는 6회말 류현진에 이어 이미 가르시아를 마운드에 올려 막강 불펜진을 가동했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고 말았다. 선두 디아즈가 3루수 슈나이더의 악송구로 1루에서 살았다. 가르시아는 맥마혼에 좌전안타를 맞은 뒤 연속 두 타자를 삼진처리했다. 이어 카브레라가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그러나 카브레라는 존스에게 좌월 3점홈런을 얻어맞아 4-5로 전세가 뒤집어졌다.
하지만 토론토는 7회초 공격에서 6회말 역전의 빌미를 제공한 슈나이더가 적시 2루타를 날려 동점을 만든 뒤 계속된 1사 만루서 알레한드로 커크가 좌측 2루타를 터뜨리며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여 8-5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휘트 메리필드의 우측 2루타로 커크가 홈을 밟아 9-5로 점수차를 벌리며 승부를 갈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