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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조기 마감한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는 다른 일본 출신 메이저리거들과 달리 '미디어 친화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당시 오타니는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직구 평균 구속이 95.5마일로 시즌 평균보다 1.4마일이 덜 나왔다. 6월 말부터 손가락 물집과 경련이 발생해 이슈가 되고 있던 즈음이었다.
경기 후 그는 "손가락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저 오늘 경기 내내 투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서 "우리 선수들 모두 피로도가 극에 달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내일 쉬는 날이니 몸 상태가 어떤지 봐야겠다. 휴식이 필요하다면 팀에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른팔에 벌써 문제가 드러났다고 사실상 고백한 날이다.
한 달여간 일련의 부상이 구체적으로 알려지는 사이 오타니는 미디어와의 접촉을 자제했다. 다만 팔꿈치 수술을 받은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소감을 밝혔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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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스포츠는 26일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 미디어와 소통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흥미를 자아내는 선수다. 소통한다면 훨씬 더 재미있는 선수가 될텐데'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내용은 오타니가 후반기 들어 언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고 인색해졌다는 것이다.
기사를 쓴 한나 카이저 기자는 '그는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선수임에도 말을 하지 않는다'며 '운동선수들은 미디어에 참여할 의무를 갖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 모두가 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더 큰 생태계에 대한 책임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운동 선수, 특히 프로 선수가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팬들에게 전하는 건 의무라는 얘기다.
이어 카이저 기자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대중의 관심은 우리(언론)에게 누군가를 통찰할 권리를 부여하는가? 오타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그가 대중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음에도 실재하고 엄청나다'면서 '물론 오타니가 대중 앞에 나타날 필요가 없다고 해도, 그런 책임감은 그가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하게 만든다'고 적었다.
오타니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은 물론 있다.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다. 그런데 그는 이달 초 오타니 인터뷰를 요청하는 현지 언론에 "오타니가 미디어 앞에 굳이 나설 필요는 없다"고 했다. 에인전트가 궁금한 걸 모두 얘기해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카이저 기자는 '난 에이전트의 설명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에이전트는 지금 매우 구체적인 방법으로 필요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즉 (인터뷰가)오타니의 FA 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그 필요에 해당할 것'이라면서 '그에게 묻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많은 것들 중에는 오타니가 커리어의 절정을 달릴 때 왜 그렇게 자신을 대변하는 말을 회피해 왔는가라는 것도 있다'고 일침했다.
부상이 드러난 뒤 오타니가 직접 자신의 생각을 밝힌 적이 없기 때문에 그게 궁금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타니라는 수수께끼는 지난 6년 동안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야구 팬들을 사로잡았다. 우리는 그에 관해 아는 게 거의 없지만, 야구에 대한 순수한 사랑으로 그 간극을 채우는데 대부분 동의했다'면서 '오타니의 사생활에 관해 더 많이 알수록 그런 그림은 더 복잡하게 보일 수 있으나, 오타니는 실제 슈퍼히어로가 아니며, 야구선수로서의 그의 위대함은 그 이면에 있는 인간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면 훨씬 더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다.
오타니는 부상 사실이 공개된 이후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있다. 팔꿈치 수술을 받아 지금은 휴식을 취할 시기이니 언론을 만날 일은 없다. 다음 주면 시즌이 종료된다. 오타니가 대중 앞에 나서는 시점은 이번 오프시즌 FA 계약을 완료한 후가 될 전망이다. 물론 일본 입국 또는 출국 인터뷰가 남아 있기는 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