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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무리한 복귀였나? 아니면 나이가 든 탓일까?
텍사스 선발은 맥스 슈어저(39). 사이영상을 3차례 수상했고, 포스트시즌 마운드에도 숱하게 오른 이른바 '우승 청부사' 임무를 띠고 지난 여름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슈어저는 4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5안타 1볼넷으로 허용하고 5실점해 패전을 안았다. 1회를 8개의 공으로 깔끔하게 막은 슈어저는 2회초 선두 요단 알바레즈를 사구, 1사후 카일 터커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2사 만루에서 와일드피치를 범했고, 마틴 말도나도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0-3으로 리드를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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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러분이 다같이 봤듯, 결과가 좋지 않았다. 나도 안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내가 조정하면 되는 일이고 좋은 것도 봐야 한다. 내가 뭘 잘했는지를 말이다. 몇 차례 실투를 해 점수를 줬지만, 좋은 점도 있었다"고 밝혔다.
슈어저가 긍정적인 면(the positives)이라고 한 것은 뭘까. 부상 후 첫 등판을 무난하게 마쳤다는 걸 말하는 것이다. 63개의 공을 던진 슈어저는 "신체적으로 정말 몸 상태는 좋다. 팔이 잘 반응했다. 힘이 남을 정도"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슈어저는 마운드에 올라 던지고 싶은 열정이 크다. 승부사(competitor)다. 누구나 다 아는 것 아닌가. 어떻게든 팀에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조금 지칠 수 있다. 한 달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오늘 그의 컨디션에는 만족한다.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며 감쌌다.
슈어저는 이날 경기 전 "포스트시즌 선발등판은 언제나 값지다. 우승을 위해 던지는, 꿈에 그리던 일이다. 오프시즌 열심히 훈련해 야구인생에서 발휘하는 모든 희생을 쏟아붓는 순간"이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와는 정반대로 나왔다.
하지만 보치 감독은 "그는 우리 선수다. 오늘 경기를 다시 한다고 해도 그를 내보낼 것이다. 후회는 없다"며 신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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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저는 텍사스 이적 후 8경기에서 45이닝을 던져 4승2패, 평균자책점 3.20, 53탈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9월 1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을 마친 뒤 이튿날 오른쪽 어깨 대원근 통증을 호소하며 IL에 올랐다.
당초 텍사스는 포스트시즌에 나가더라도 슈어저가 등판할 일은 없다고 못박았으나, 예상하지 못한 회복세를 나타내며 이번 ALCS부터 로스터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이날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28경기에서 7승8패, 평균자책점 3.80을 마크했다. 그러나 최근 3차례 가을야구 등판서는 한 번도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13이닝 동안 16안타를 얻어맞고 14실점을 했다. 평균자책점 9.69. '우승 청부사'라는 칭호가 무색해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