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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아! 옛날이여.'
1차전 선발 클레이튼 커쇼는 1회 아웃카운트 딱 1개만을 잡고 6안타와 1볼넷으로 6실점했다. 2차전 선발 바비 밀러는 1⅔이닝 동안 4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3실점한 뒤 물러났다. 3차전 선발 랜스 린은 3회에만 솔로홈런 4방을 얻어맞았다.
커쇼는 지난 여름 어깨 부상으로 2개월 쉬었다. 지난 5월 데뷔해 선발 한 자리를 당당히 꿰찬 밀러는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이 부담스러웠다. 린은 애초 가을야구서 기대를 걸기 어려운 함량미달 선발이었다. 건강하고 안정적인 원투 펀치로 평가받는 잭 갈렌, 메릴 켈리로 무장한 애리조나 로테이션에 사실 상대가 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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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쓴 잭 해리스 기자는 '선발 로테이션이 다저스가 또 한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유일한 이유는 아니지만, 최근 3년간 포스트시즌을 돌아봤을 때 정밀하게 분석하자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했다.
라이벌 팀의 한 스카우트는 LAT에 "가장 큰 문제는 마운드였다. 다저스 투수진에 일어난 일들이 어떤 양상이었는지 보면 매우 놀랍다"고 진단했다. 이 스카우트의 지적이 이번 포스트시즌서 적나라하게 노출됐다고 보면 된다.
올해 다저스 로테이션은 롤러코스터에 태운 승객들 같았다. 풀타임 로테이션을 지킨, 즉 규정이닝을 넘긴 투수가 한 명도 없다. 커쇼는 어깨 부상으로 2개월 가까이 재활에 매달렸다. 개막전 선발로 중용됐던 훌리오 우리아스는 시즌 시작과 함께 들쭉날쭉하더니 가정폭력 혐의로 행정 휴직 처분을 받고 '전력 외(外)'로 넘어갔다. 더스틴 메이와 토니 곤솔린은 나란히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시즌을 일찌감치 접었다. 지난해 9월 같은 수술을 받은 워커 뷸러는 올해 재활에 매달렸다. 지난 겨울 데려온 노아 신더가드와 후반기 트레이드로 영입한 린은 한계가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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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다저스에 몸담던 2013~2019년, 다저스는 최강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한 건 사실이다. 2013, 2017, 2019년에는 양 리그를 합쳐 선발 평균자책점 1위였고, 2018년에는 NL 1위였다. 류현진은 개막전 선발로 나선 2019년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로 NL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다. 후반기 두 차례 7실점 경기만 아니었다면 아시아 출신 최초의 사이영상 수상자가 됐을 것이다. 다저스에서 통산 2.98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류현진이 떠난 뒤 단축시즌이던 2020~2022년에도 다저스는 팀 평균자책점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랬던 선발진이 올시즌 30팀 중 20위로 추락한 것이다.
이번 오프시즌 다저스의 과제는 오로지 하나다. 선발진 재건. 애런 놀라, 블레이크 스넬, 소니 그레이, 조던 몽고메리, 루카스 지올리토에 일본프로야구 최고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타깃으로 삼을 만한 선발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류현진이 포함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