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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BO리그 출신 최고의 메이저리거는 누가 뭐래도 류현진이다. 박찬호와 추신수가 투타를 대표하는 코리안 빅리거로 평가받지만, 그들은 한국 출신 유망주였지 KBO가 길러내지는 않았다.
KBO리그에서 성장해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게 됐으니, 역수출품이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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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는 지난해 33경기에서 200⅓이닝을 던져 13승7패, 평균자책점 3.37, 올시즌에는 30경기에서 177⅔이닝 동안 12승8패, 평균자책점 3.29를 마크했다. 연봉 1000만달러도 안되는 투수가 웬만한 팀 에이스처럼 던진 것이다.
켈리의 진가는 이번 가을 들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위기의 팀을 또 구해낸 것은 24일(한국시각)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
2승3패로 몰린 애리조나는 지난 2차전서 패전을 안은 켈리를 이날 6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사실 2차전서도 솔로홈런 3방을 얻어맞고 후속 투수의 난조로 4실점했을 뿐이지,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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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말 볼넷 2개로 맞은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켈리는 3-0으로 앞선 2회 1실점을 했다. 선두 JT 리얼무토에게 중월 2루타를 내준 뒤 1사후 브랜든 마시에게 초구 91마일 직구를 높은 코스로 던지다 우전적시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계속된 2사 1,3루서 트레이 터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은 것이 호투의 발판이 됐다. 3회에는 1사후 알렉 봄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브라이슨 스탓과 리얼무토를 잡았다.
4회에는 11개의 공으로 닉 카스테야노스, 마시, 요한 로하스를 모두 범타처리했고, 4-1로 앞선 5회에는 선두 카일 슈와버를 헛스윙 삼진, 터너를 중견수 뜬공, 브라이스 하퍼를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켈리의 호투를 발판삼은 애리조나는 5대1로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3승3패로 균형을 맞췄다. 25일 오전 최종 7차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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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는 이런 투수를 올해와 내년 각 850만달러를 주고 쓴다. 마음에 들면 2025년에는 700만달러만 주면 된다. 연간 4333만달러를 받는 '천하의' 맥스 슈어저도 이날 ALCS 7차전서 2⅔이닝 4안타 2볼넷 2실점한 뒤 교체되는 수모를 당했다. 연봉이 자신의 5배가 넘는 슈어저(13승6패, 3.77)와 비교해 정규시즌 성적도 뒤질 게 없다.
하지만 나이 서른을 넘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니 헐값이나 다름없는 연봉을 받아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FA가 되려면 풀타임 6시즌을 채워야 한다. 그게 내년 시즌 후다. 그런데 애리조나가 팀 옵션을 실행할 것이 확실시되니 2025년 시즌까지 마쳐야 자유의 몸이 된다. 그래도 그건 켈리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다.
애리조나가 월드시리즈에 오른다면 켈리는 꿈에서나 그려봤을 최고의 무대에 오르게 된다. 순서상 월드시리즈 3차전이 그의 차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