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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어쩔 수 없이 다시 선발 야구를 믿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회심의 카드로 준비한 '불펜 엄상백'이 초반 실패로 드러나면서 부터다.
KT는 전날 열린 NC와의 PO 1차전서 믿었던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가 3이닝 7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면서 어쩔 수 없이 4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에이스가 무너졌지만 이강철 감독은 결코 포기할 마음이 없었다. 1-5로 뒤진 무사 1,3루의 위기에서 이 감독은 쿠에바스를 내리고 엄상백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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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구위가 좋았다. 플레이오프까지 구속만 올라오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런데 그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다. 4회 올라온 엄상백의 직구 구속은 139㎞, 140㎞에 그쳤다. 평소 최고 149㎞, 150㎞를 던지고 평균 140㎞ 중후반을 때리던 엄상백이었기에 분명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니었다. 그 구속으로 NC 타선을 상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KT 코칭스태프는 엄상백을 2타자만 상대하고 바로 교체했다. 그리고 엄상백 롱릴리프 카드를 보류하기로 했다.
이 감독은 "선발이 6이닝 정도만 잘 던져주면 이후엔 우리 필승조들이 잘 막아줄 수 있으니까 그전에 해왔던대로 하면 될 것 같다"라며 꼴찌에서 2위의 기적을 만들어낸 '선발 야구'에 대한 믿음을 밝혔다.
선발이 최소 실점으로 6이닝 이상을 막고, 그사이 타선이 이길 수 있는 점수를 뽑고, 필승조가 막아 승리하는 KT의 승리 공식. 좀 더 확실한 승리를 위해 '엄상백 불펜 카드'를 준비했지만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다시 그 공식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2차전 선발 벤자민은 5이닝 동안 82구를 던지며 4안타 3실점 했다. 이후 손동현이 2이닝 무안타 무실점, 박영현이 2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NC 타선을 잘 막아냈다. 아쉽게도 타선이 터지지 않아 2대3의 패배를 맛봤다.
벼랑 끝에 몰린 KT는 2일 창원에서 열리는 3차전에 국내 에이스 고영표가 등판한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