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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 시즌 SSG 랜더스의 '베스트9' 평균 나이는 32.8세였다.
알려진대로 SSG는 '베스트9' 뿐만 아니라 선수단 평균 연령 자체가 리그 최고령이다.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등록 선수 평균 나이는 28.9세로 10개 구단 중 1위다. 하지만 등록 선수의 평균 연차는 9년으로 3위 수준이다. LG 트윈스가 9.5년으로 가장 많고, KT 위즈가 9.1년으로 2위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SSG가 리그 연차에 비해 나이가 많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졸보다 대졸 신인을 많이 뽑았다는 해석도 할 수 있지만, 외부 영입이나 계약도 고령 선수들이 많았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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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는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된 베테랑 좌완 투수 임준섭을 데려왔고, 내부 FA 중에서는 이태양 대신 오태곤을 잡았다. 2023시즌부터 구단별 샐러리캡이 시행되는 상황이라 2022시즌을 마친 후 스토브리그에서는 큰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한 SS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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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세대 교체는 분명히 필요했다. 40대 투수 2명(고효준 노경은)이 거의 매 경기 나와야 하는 팀 상황과 추신수를 밀어내는 외야 유망주, 최정이 부상으로 빠진 3루 자리를 완전히 꿰차는 내야수가 없다는 사실은 구단 외부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포인트였다.
그러나 그 어떤 팀도 우승 바로 다음해에 베테랑들을 배제하고 어린 선수들로만 라인업을 채우지는 못한다. 왜냐, 우승 다음 해에 어느정도의 성적이 나지 않으면 '추락'이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김원형 감독의 소극적인 엔트리 운용을 놓고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분명히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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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의 올 시즌 투타 팀 성적을 기반으로 한 피타고리안 승률로 따졌을때, 정규 시즌 3위는 기적에 가까웠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김원형 감독이 경질됐고 상당수 코치진이 옷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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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SSG 구단은 김원형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고령층 선수들을 위주로 쓰고 젊은 선수들을 더 적극적으로 기용하지 않은 점'과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해지가 아닌 점'을 강조했다. '경질이 아닌 계약해지'라는 단어도 강조했다.
차라리 '후반기 경기 운영 과정과 포스트시즌 결과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결별한다'는 설명이 더 적합하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더 설득력을 얻었을 것이다.
김원형 감독 유임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정말 SSG 구단이 젊고 새로운 팀을 만들고 싶다면 새 감독을 선임하는 것은 지지를 받아 마땅하다. 그것이야말로 구단의 자율 선택이자 권한이다. 김원형 감독과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 새로운 감독과 새 팀을 꾸릴 수 있다. 방향성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SSG 구단의 설명이 덫을 만들었다. 새 감독과 새 코치진을 과연 어떤 인물로 채울 것이며 다음 시즌에는 실제로 어떤 팀을 꾸릴 것인지. 당장 주축인 30대 후반~40대 초반 선수들을 전부 정리하고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시기를 어떻게 견딜 것인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