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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LG 유니폼 입을 뻔 했던 고영표, LG에 엄청난 선물을 했네.
3차전을 이긴 KT 더그아웃은 고무됐다. 그리고 KT 승리에 박수를 칠 사람들이 또 있었다. 바로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과, 모든 LG 관계자들, 그리고 LG팬들이다.
LG는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한국시리즈에 선착해있다. 그런데 파죽의 NC가 플레이오프마저 3연승을 끝내고 올라오면 너무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4일의 휴식 기간이 주어지고, 1차전에서 NC '슈퍼 에이스' 페디를 만나게 되는 일정이기 때문이었다. 우승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으로 몰릴 수 있었다.
고영표는 이번 시즌 중반 LG 트레이드설에 연루됐었다. 고영표는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당시 성적이 바닥이었던 KT가 LG의 즉시 전력감들을 받고, 고영표를 내주는 트레이드가 추진됐다. LG는 토종 선발이 간절했고, KT는 FA가 되면 몸값이 폭등할 걸로 예상되는 고영표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 현실을 택하자는 것이었다. 특히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난 고영표가 잠실을 홈으로 쓰면 15승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에 가는 게 비현실적 시나리오는 아니었다.
그런데 서로의 카드가 맞지 않았다. 결국 LG와 염 감독은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던 최원태로 방향을 틀었다. 공교롭게도 KT가 쿠에바스 영입 후 승승장구하며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는 기적을 연출했다. 고영표를 보내지 않은 게 KT에는 '신의 한 수'가 됐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